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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트 Aug 14. 2024

심연

가끔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생각이란 걸 하긴 하는지, 말 그래도 백지상태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조차 감을 잡지 못하겠다

사소한 무엇이라도 생각해보려지만 그조차 쉽지 않다

 

혼자 있을 때도 이 정도인데 누군가와 있으면 더욱이 아무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하지, 이 말을 할까, 저 말을 할까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그 어색한 정적 속에서

그저 물 속으로 가라앉기만을 간절히 원한다

주변의 소음이 차단되고 웅얼거리는 소리만이 존재하는 


그러나 평생 그 속에 있을 수는 없으며

한 번씩 고개를 내밀고 숨을 받아들인다

그마저도 기대하지 않았던 슬픔들에 왈칵 덮쳐친다

숨이 가쁘지 않은 물 위보다 숨통이 트이는건

아직 숨이 덜 가빠서일까


힘차게 물길을 가르며 가뿐해 보이던 헤엄의 시작은

마지막에 이르지 못하고 

점차 부족해져가는 숨을 몰아쉬며 위로 날아오른 그 순간이

잔잔한 숨을 쉬어가던 어느 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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