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생각이란 걸 하긴 하는지, 말 그래도 백지상태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조차 감을 잡지 못하겠다
사소한 무엇이라도 생각해보려지만 그조차 쉽지 않다
혼자 있을 때도 이 정도인데 누군가와 있으면 더욱이 아무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하지, 이 말을 할까, 저 말을 할까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그 어색한 정적 속에서
그저 물 속으로 가라앉기만을 간절히 원한다
주변의 소음이 차단되고 웅얼거리는 소리만이 존재하는
그러나 평생 그 속에 있을 수는 없으며
한 번씩 고개를 내밀고 숨을 받아들인다
그마저도 기대하지 않았던 슬픔들에 왈칵 덮쳐친다
숨이 가쁘지 않은 물 위보다 숨통이 트이는건
아직 숨이 덜 가빠서일까
힘차게 물길을 가르며 가뿐해 보이던 헤엄의 시작은
마지막에 이르지 못하고
점차 부족해져가는 숨을 몰아쉬며 위로 날아오른 그 순간이
잔잔한 숨을 쉬어가던 어느 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