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3개월 차
정말 말 그대로 ‘노답’이었던 전 회사를 정리한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의 시간도, 그만큼 흘렀네요.
예전엔 이직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불안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어요.
질릴 대로 질려버렸거든요.
물론,
“안 그런 회사가 어딨어” 하는 말,
맞습니다.
하지만 부서 통폐합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심지어 내 부서 자체가 사라져
전혀 상관없는 조직에
억지로 끼워져본 적이 있다면
누구라도, 충분히 지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 이직은
망설임도, 미련도 없이
정말 홀가분한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함께 고생했던 몇몇 동료들과는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있어요.
새로운 곳도 마케팅 담당자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제 막 사업이 시작된 상태라
사람도, 시스템도 많이 부족한 상황.
그래서 마케팅이라는 한 분야에만
머무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매일 부딪히고, 배우고,
새로운 일들을 닥치는 대로 해내고 있습니다.
“이게 내 일이 맞나?”
스스로에게 묻기보다,
필요한 자리에 ‘고양이 발’이라도 얹어보려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이곳은 애자일을 지향하는 조직답게
정답보다는 유연함을 택합니다.
조금 혼란스럽지만,
그래서 더 살아있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이번 이직을 결정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출퇴근’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전보다 더 멀어진 곳으로 출근하게 되었죠.
첫 출근 날.
비인지 눈인지 모를 것들이
하늘에서 후두둑 떨어지던 그날,
출퇴근 경로인 질퍽한 술집 거리 위를 걷고
얼굴엔 싸라기눈이 매섭게 스쳤습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그날 하루만 30번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지하철역과도 거리가 있어
매일 강제 걷기 운동을 하며
추위와 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노후를 조금 더 풍족하게 보내기 위해,
지금의 젊음을 투자 중입니다.
요즘 『철학의 쓸모』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건
지식이나 기술보다,
‘철학’이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을 숨기고,
그러면서도 주의 깊은 누군가에겐 들켜버리는 날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다름을 포용하려는 마음,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자세.
그리고,
이 광활한 우주 속
한 점 티끌 같은 나를 다시 떠올리며
오늘도
그렇게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요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 하루 답답하거나 힘들진 않으셨나요?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마음을
그냥 편하게 쏟아내고 싶은 순간,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은 날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날,
지금처럼 이렇게
글로 감정을 풀어봅니다.
“아, 오늘도 잘 살았다.”
그 말 하나로
하루를 다독이며 마무리해요.
가끔은
감사일기처럼,
또는 혼잣말처럼.
앞으로는 이런 글,
조금 더 자주 남겨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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