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맥케이의 유쾌한 시선 <바이스>

by 김지수

딕 체니 전기 영화 <바이스> 관람 후기입니다. 국방부 장관과 백악관 수석 보좌관을 역임한 딕 체니는 조지 W. 부시 집권 시기 부통령으로, 임기 중 에너지 자원 관리와 외교 정책까지 주무르며 행정부 최고 권력자로서 (여러 의미의)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찬 베일이 딕 체니 역을, 에이미 아담스가 린 체니 역을 맡았으며 아카데미 분장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린 체니는 출발선의 딕을 격려하며 함께 야망을 실현한다


딕 체니의 부통령 임기 전후로 나뉘는 영화 <바이스>는 도입부에서 작자미상의 문구를 인용하는데, 해당 부분은 위인전 속 한 문장처럼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조용한 자를 조심하라.
그는 다른 이들이 이야기할 때 지켜보고, 행동할 때 계획한다.
마침내 그들이 쉴 때 시작할 것이다.


영화 중반부까지는 개인의 성장을 그리며 동화 같은 이야기로 결말을 맺는 듯합니다. 그러나 한 통의 전화로 파트2 격인 새로운 전개를 맞으며 풍자와 해학적 요소가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되돌리며 영화의 구조를 뒤틀어버린 해당 전화는 조지 W. 부시의 대선 러닝메이트 제안으로, 이후부터는 부통령 딕 체니의 정치적 행보를 다룹니다.


영화 속 부시는 아버지 부시의 애물단지로, 집권 시기 딕 체니의 허수아비로 묘사된다


<바이스>의 화자는 감독의 전작 <빅쇼트>의 그것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매력적인 '금발 여성'의 모습을 한 마고 로비(본인 역)가 경제용어를 설명해주는 <빅쇼트>에 반해, <바이스>의 화자 ‘커트 씨’(제시 플레먼스)는 가정에서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노동자로서 일반 대중의 모습을 합니다. 상황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하던 그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딕 체니에게 심장을 이식하고 사라지는 장면은 기득권의 부속품이 된 소시민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풍자적 요소와 함께 자기비판적인 이 영화는 서술해온 이야기를 한 번 더 뒤틀기도 합니다. 영화 말미, 그룹 면담 중이던 누군가가 “이 영화는 진보적 시각으로 담겼다”라고 말하는 부분은 영화 특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그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부분입니다. 딕 체니의 전기를 다루었으나 극우 개인을 희화화하며 영화의 색깔을 뚜렷하게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바이스>는 FOX채널 앵커로 깜짝 등장한 나오미 왓츠의 멘트 등 시선을 사로잡는 오락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모습도 가진 전기 영화지만 흐름이 늘어지지 않아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다음 영화

브런치 무비 패스로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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