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우 May 11. 2023

"바이올린과 순례자" 서평

오늘, 바이올린의 그 깊고 시원한 선율에 빠진다......

얼마전에 올렸던 "가문비나무의 노래" 서평에 이어,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책 "바이올린과 순례자"(가문비나무의 노래 두 번째 이야기)책의 서평을 남긴다.


https://brunch.co.kr/@mwlove73/192


그리고 그 전에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 

한 때 나의 돈독한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

대학때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이탈리아로 유학까지 갔다 왔으며,

내게 바이올린 연주가의 연주CD를 사주기까지 했던,

(그 음반은 지금도 가지고 있고 가끔씩 듣게되는 바이올린 연주음반이다) 


그런데 그 친구와는 계속 인연을 가져갈 수 없었다.

일명 "사교"라고 하는 한 이단종교에 빠졌고 나까지도 포섭하려고 했다.

화려한 학창시절과 유학, 그리고 국내에서도 돋보이는 바이올린 연주가였지만,

안타까운 길로 간 "그녀"에게 더 이상 마음을 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아프고 아쉬운 기억때문에 한동안 바이올린 음악을 듣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연주이기도 한데,

과거의 안타까움, 혼란스러움을 다 잊게 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들리는 악기로 오늘날도 자리하고 있다.


<바이올린과 순례자> 마틴 슐레스케 지음/유영미 옮김/니케북스


"바이올린과 순례자",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연주가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바이올린을 가지고 삶의 깊은 여행을 떠나는 철학자 같아 보인다.


다른 현악기 연주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보여지는 악기 연주시의 모습은

무언가 내면에 깊은 감성을 가득 담아서 그것을 소리로 흘려보내는 듯한 모습, 

그 모습에 빠지게 되는 것이 바이올린 연주를 볼 때의 또 다른 감성이 아닐까, 


이전 "가문비나무의 노래"란 책을 통해서 울림의 부분이 깊이 흘러갔다면,

이 책 "바이올린과 순례자" 책은 더욱 깊어진 사색과 영감이 더해져서 

특히 종교적인 깊은 묵상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무딘 연장으로 일하는 바이올린 마이스터가 나무에 관한 감을 잃어버리듯, 

무딘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정작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을 등한시하고,

내버려두어도 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수가 있습니다. 


삶의 매 순간에 깃든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영적으로 깨어있지 못하며, 현재에 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삶의 결을 거슬러 살게 됩니다. 그런 삶에는 울림이 없습니다."

-19Page 1. 메타노니아-연마된 연장/무뎌진 마음 중,


<마틴 슐레스케> 바이올린 제작 중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


"안간힘을 다해 악과 싸우다 보면 오히려 악을 치명적으로 숭배하게 됩니다. 

악은 이런 전쟁 상태를 좋아합니다.

우리의 모든 주의력을 자기에게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묘하게 악을 숭배하게 되지요.


우리가 영적 치유의 길을 걸을 때, 악은 싸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악은 그냥 의미가 없어지지요.

사랑이 우리를 옭아맨 사실을 풀면서, 악으로부터 해방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용서의 본질입니다. 

싸움을 통해 적을 몰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안의 악을 억누르려 하는 대신 선을 장려함으로써 평안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삶이 바로 축복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 213Page 5.  지혜-하느님의 현존/구원과 순종 중,


<변화무쌍한 선과 악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바이올린과 순례자",

여기서 순례자를 가리키는 것은 아마 이 책의 저자인 마틴 슐레스케일 것 같다.

순례(pilgrimage, 종교적 깨달음을 위한 외적, 내적 여행을 통칭), 순례자는 그 당사자, 

바이올린 마이스터로 누구보다 마틴 슐레스케는 바이올린 소리뿐만 아니라, 

그것의 모든 입체적, 감성적, 내적 형상, 그 모든 작용들을 아주 깊숙히 느꼈을 것이다. 

그것을 놀랍고 비범하게 이렇게 글로 담아내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삶, 인생의 순례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잠시 복잡하고 스스로를 옥죄고 있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나를 더욱 깊숙하게 보았을 때,

과연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무엇이 남아 있을까............................ 


사유(思惟)를 하지 못하게 하는 지금의 삶 가운데서,

잠깐 내면을 파고드는 악기 소리와 마음속의 생각의 향연을 잠시 정돈하며 추스려 본다면 어떨까, 

이 책은 그런 가운데서 아주 깊은 친구가 되어 줄 책이라고 여겨진다.............


요즘 가끔 페이스북을 볼 때마다, 팔로우를 한 바이올린 연주자 김봄소리의 소식을 자주 접한다.

오늘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여기 이 짧은 연주를 듣고나니 몸도 마음도 많이 시원해진다.


아름답고, 

쉼이 있고, 

시원한 저녁의 시간이다........


https://youtu.be/XH8Q56SvpHY

<바흐 소나타 1번 아다지오 사단조 BWV 1001 - 김봄소리 >


#바이올린과순례자서평

#한동안바이올린음악을듣지않았다

#바이올린연주자_삶의깊은여행을 떠나는철학자

#선을장려함으로써평안해질수있습니다

#무엇이자리잡고있을까

#무엇이남아있을까

#아주깊은친구가되어줄책

#바이올린연주자김봄소리

#아름답고_쉼이있고_시원한저녁의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펜하겐에서의 안데르센의 고백(2)- 1821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