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우 Nov 03. 2024

장인을 존중하지만, 부담이 된다.

내 자신도 돌아본다. 나는 남에게 불편한 존재일지...

한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분을 소개받아서 약속을 하고 만나고

함께 식사도 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헬스케어 부분에 있어서 그 분은 상당한 내공을 갖고 있는 분이었으며

본인이 소유한 공간(1,2층으로 나뉘어져 2층은 개별적 숙박시설, 1층은 세미나실과 많은 책장)

이 공간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여겼다.


본인 소개를 잠깐 하고, 나머지 시간은 식사시간을 겸해서 주로 이야기를 들은 시간이었다.

(전체 두시간여 가운데 본인은 약 15분, 나머지는 그 분)

경청에 대한 이런저런 훈련도 받았고, 상대방의 그동안 쌓아오신 내공도 대단하고

그 장인정신이 존중받아야 할 마땅함이 있는데, 좀 부담이 되어 다가온다.


<장인의 모습> 특정 사실과는 관계없다


평소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어떻게 하다가 수년, 수십년을 도시에서 벗어나서 자연에 있는 설정,

(더해서 여기서는 기본적인 연결의 부분까지도 끊어진 이런저런 환경적 요소도 본다)

그 가운데서 무언가를 득도하고, 전문가가 되었으며, 그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고 있는 환경,


MC인 이승윤과 윤택씨가 1박2일의 과정으로 그 자연인과 함께 체험을 하는 과정에 있지만,

어찌 본인은 그 상황에 대하여 그리 공감이 가지는 않는듯 하다.


그와 같은 마음이었는데, 최근 약속을 잡고 만남을 가졌던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야기를 했다.

"저는 하루에 딱 한 번 점심식사만 합니다"

"우리 몸은 세포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세포의 건강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저는 정신적 깨끗함을 추구하며, 집에서는 TV가 아예 없으며, 전화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 선생님, 저와 전화통화를 한 것은 거의 행운입니다. 카톡도 SNS도 저는 하지 않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글을 쓴 원고가 약 책 100여권 정도 분량이 될 것인데, 아직 책을 내지 않았습니다"

.

.

.

.

여기 살짝 표현한 문장들은 그저그런 보통의 문장들일 수 있다. 스스로가 다 기억을 못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앞서 2시간여의 미팅시간중, 거의 85% 이상을 차지한 그분의 커뮤니케이션의 분위기 가운데서

슬슬 부담이 가기 시작했다.


"아, 이게 무슨 상황일까"

"독서모임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것일까"

"건강에 대하여 모르는 것은 아닌데, 이렇게 확증적으로 말씀하시면 나는 그동안 뭘 잘못한 걸까?"

"대단한 경력과 내공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질까"

.

.

.

그외 수 많은 내면의 생각과 질문이 혼재되어 어지럽게 맴돈다.


인사를 드리고 나오면서, 올해 이후 2025년 초에 다시 연락을 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전에 가졌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이 확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일까?

삶의 장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닐까?

의정부 집에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르는데, 참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뛰어난 장인은 누구나 구체적인 작업과 생각 사이를 오가는 대화를 하게 되고,

이 대화는 반복적인 습관으로 진화한다. 

이 같은 습관이 문제를 푸는 일과 문제를 찾는 일 사이의 리듬을 만든다"

- 장인(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중 p. 26~27


구체적인 작업과 생각 사이를 오가는 대화를 하기에,

장인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렵지 않고 쉬우며, 훨씬 실제적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했었다.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헤아림"이 있을 것이고, 좀 더 구체적인 생각의 틀, 언어의 틀이 있겠는데,

이것이 참으로 어렵고 부담되게 느껴진 것 같다.


<내 자신도 돌아본다. 나는 다른이들에게 어떠한 존재일까>


그 느꼈던 것들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혹 남에게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너무 과하게 말하거나, 소통하지는 않았을까"

"혹시 남에게 불편함을 주는 스스로의 교만함이 있진 않을까?"

.

.

.

"북유럽 도슨트"라고 스스로를 호명하면서

내 스스로의 세계에 너무 갇혀서 다른 이들에게 이상하게 보여진 것은 아닐까? 수십번 이상을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런 생각은 계속 할 것 같다.


최근의 경험을 통해서, 내 자신을 더욱 돌아본다.

혹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하고 있거나, 

지나친 가치몰입으로 남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장인정신"을 가진 북유럽 도슨트가 되고 싶다.

그런 가운데서도 쉽고 부담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다른 이들과 편하게 있고 싶다.

단순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다짐을 해 본다.


#장인을존중하지만_부담이된다

#나는자연인이다프로그램을_잘보지않는다

#내가이기적인것일까

#나는누구인가

#내자신을더욱돌아본다

#단순하지만결코쉽지않은다짐을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나무를 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