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질한 길은 내가 닦아놓은 보이는 길이니까......
살아가다보니,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자주 있다.
어떻게 연결해서 무엇을 이루고, 소통하고,
사회적 유대와 정서적 친근함을 나누고 그것을 유지하고 싶은데,
그 "연결"이라는 자체가 한없이 막막한 느낌이 드는 것,
그것이 "외로움"이고,
더욱 심해지면 "고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출근해서 일할때는 잘 모르겠는데,
퇴근 후, 집에서 정적인 시간이 다가왔을 때, 특히 이런저런 상념이 쌓여지고
그 때, "외로움"을 깊이 느끼는 시간이 찾아온다.
그때의 시간은 스스로에게 있어 당황스러운 때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저런 고민과 막막함이 눈처럼 쌓여가는 시간이다.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침묵의 시간이다.
예시)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혔다면 , 먼저 눈이 그치기를 기다릴 것이다.
완전 그치는 것이 좋겠지만, 눈 내리는 강도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가운데서 너무 무리하여 그것을 쓸어내려할 때,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몸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기에,
일단 본인의 경우는 기다리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 다음,
눈길에서 빗자루질을 하며 그 눈을 치울 것이다.
그러면서 내면에 믿음을 가지는 것인데,
"원래 길이 있었다"고 믿는 것,
"묵묵히 눈을 쓸어 길을 만들면 시간이 지나 햇빛이 들어 눈이 더 빨리 녹을 수 있다"고 믿는 것,
"다시 길이 얼어 버린다고 할지라도, 또 치우면서 길을 내면 된다"고 믿는 것,
나에게 길이 있다고 믿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와 컨텐츠(특히 북유럽, 독서)를 믿는다는 것이고,
묵묵히 눈을 쓸어 길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가진 가치를 망각하지 않고 계속 가꾼다는 것이고,
다시 길이 얼었을 때, 또 치우면서 길을 낸다는 것은 순간의 어려움과 막막함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
즉, "꾸준함"을 내면에 새기겠다는 다짐이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때로는 답이 없이 바보같은 현재로 보여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 의식을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이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또 하게 될 것이다)
눈길에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빗자루질을 한다.
그 길은 내가 닦아놓은 보이는 길이기에, 나도 그 길을 확인하고,
다른 이들도 그 길을 확인하며 걸을 것이다.
어느 순간 쌓여진 눈은 녹을 것이고, 보다 정돈된 길이 보여질 것이다.
그 때의 안도감과 환희, 감사를 느끼고 누리는 것이 어찌보면
인생의 가장 의미있고 행복한 순간이지 않겠는가,
"빗자루질"을 하는 용기를 구한다.
이것이 핀란드의 "시수"(Sisu)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가치임을 안다.
그 가치를 내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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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질을하는용기를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