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빨간머리앤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문득 예전에 TV에서 들었던 주제곡이 떠올랐다.
어린이합창단이 부른 것 같은데, 정말 청아한 목소리로
빨간머리앤 주제곡을 부르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아름다운 곡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예전에 이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것 같다.
그 때도 앤 셜리와 마릴라 아주머니의 티격태격하는 상황들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빨간머리앤"을 또 읽었다.
(물론 "에이번리의 앤"까지 읽었다)
그 읽으면서 흐뭇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본다.
주인공 앤 셜리의 매력은 책을 읽을수록 더욱 눈에 띄고 사랑스럽다.
주위 사람들을 아낌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해주고,
어떠한 환경에 처했든지간에 최선을 다하며, 그 가운데서 좌중우돌하는 가운데서도 밉지않은 모습,
11살, 매슈 커스버트에 이끌려서 에이번리의 초록지붕이 있는 집으로 오게 되고,
그 때부터 16세 정도에까지 이르는 앤 셜리의 성장과정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왜 미소가 지어질까,
마치 책을 읽는동안 본인의 어린시절을 생각하게 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앤 셜리의 순수함과
통통튀는 말과 행동, 그 모든것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순간순간의 김지혁님의 일러스트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가독성을 더욱더 매혹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마치 본인이 그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전에 읽은 핸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의 자연의 순수한 광경이 오버랩되어
나에게는 더욱 그 시골풍경이 내면에 가득하게 되어서 책을 읽는 동안 정말 행복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나중에 알아볼 것들을 생각하는 일도 근사하지 않나요? 살아있다는 게 기쁘게 느껴지거든요.
세상엔 재미있는일이 참 많아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안다면 사는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거에요, 안 그래요?
그러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일도 없겠죠?"
-매슈 커스버트가 앤 셜리를 마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오면서 앤 셜리가 말하는 장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밑줄을 친 부분이다.
그외에도 줄을 친 부분이 여러군데가 있는데,
맨처음 줄을 친 상징적인 부분으로 이 단락을 소개해 본다.
(사실 이 부분은 본인이 북유럽여행을 시도하는 데 있어서 매우 큰 동기부여를 제공했던 구절이기도 했다)
삭막하고 가슴아픈 소식들이 들려지는 현재의 시간 가운데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큰 위로가 되었다.
어른이 동화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남자가 이 "빨간머리앤"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엄청 희소한 경우가 아닌가)
그만큼 순수함이 사라지는 현실 가운데에서 내면에 순수함과 상상력을 계속 담아야 하는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도 순수함과 상상의 나래를 더욱 많이 펼치고 싶다.
이 '빨간머리앤"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이 세상의 많은 부분들을 더욱 많이 보았는데,
그 감성을 일상에서도 계속 담아야겠다...이리 마음에 새겨본다.
비록 지금도 아픈일들과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들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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