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덴마크 코펜하겐에 정말 가고 싶어진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행복,
그리고 슬픔과 좌절, 거기에 애틋함까지....
이런저런 감정과 날씨,
또 음식 가운데서 느껴지는 향기나는 스토리,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책을 읽고 난 다음의 여운이다.
향긋하고 깔끔한 드립커피를 마시며
그 담백하고도 맛있는 스토리가
스스로를 "휘겔리"하게 인도한다.
*휘겔리"(hyggelig, 덴마크어)
편안하게, 함께, 따뜻함을 느낀다는 현재형 동사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의 간단한 서평을 올린다.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코펜하겐에서 전해 온 도시생활자의 휘겔리한 삶)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노르딕 라이프(Nordic Life)를 즐기며 살아가는 푸드 디렉터,
김성은의 나른하고 반짝거리는 계절과 특별한 음식에 대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중간 중간의 음식 사진, 그리고 몆몆 메뉴에 대한 레시피(recipe)가 담겨 있고,
파리에서의 꿈에 부푼 유학 생활을 마치고, 우연히 떠난 여행에 이끌려 타지에 정착한 지 5년째.
도시 생활자이자 이방인으로서 겪는 생생한 순간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런 에세이와 맛있는 음식 이야기가 더해진 맛있는 에세이 책이다.
"백야의 시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스치듯 지나갔다.
축축하고 차가워지던 날씨는 어느새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렸다.
시월중순부터는 모두가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각자의 에너지를 비축하며 활동량이 적어지기 시작한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이 우울해지거나 침체되지 않도록
나를 잘 돌보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한다.
눈부신 세 달의 여름과 아홉달의 긴 겨울을 잘 보내는 법,
거창하지 않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작은 일들을
찾아 나선다"
-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아홉달의 긴 겨울을 보내는 법 중, (P.128중)
북유럽의 "백야"와 "극야"의 시간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설레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시간일 수도 있다.
암막 커튼이 있어야 하는 여름철의 그 밝은 순간과
우울증이 찾아올 정도로 해가 거의 뜨지도 않는 겨울철의 어두운 순간을 감내해야 한다.
그 5년여의 순간을 감각적인 사진들과 함께 책 자체를 예술서적 급으로 담아내었다.
어느 누구에게던지, 이 책을 읽는 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현지에서 있는 듯한 이야기에 빠지도록,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몰입할 수 있도록......
https://youtu.be/24s28O2KjwY?si=xBaBpS2xh8EDz6W4
이 책의 에필로그(Epilogue)에는 헤르만 헤세의 글을 대입하며,
자신의 이 책을 마무리한 느낌을 담은 짧은 느낌이 수록된 부분이 있는데,
누구에게나 공감되고 매력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코펜하겐에 대한 느낌을 담은 구절이 있다.
"무거웠던 마음이 서서히 사라지고 삶은 다시 경쾌해졌고, 하늘은 아름다워졌으며,
산책길은 의미심장한 길이 된다.
그런 시간이 되돌아오면 나는 아픈 몸이 회복되었을 때처럼 나른함과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고,
어쩔 때는 씁쓸함을 느끼지 못하는 굴복감을 맛보며,
자기 스스로를 경멸하지 않는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
- <삶을 견디는 기쁨>, 헤르만 헤세
"어느덧 코펜하겐에서의 다섯번의 해를 지나며 이제는 제법 이곳의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서울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의 도시에서 보내는 일상은 대체로 단순하지만,
느림이 몸에 배어 있는 이곳의 문화를 통해 천천히 나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운다.
대단할 것 없는 일상 가운데 좋았던 순간들을 붙잡아 두고 느슨히 음미하며 보낸다.
글로 적어 내려가며 돌아보게 된 지난 시간은 단순히 빛나는 날들의 연속이 아닌 슬픔과 좌절,
행복과 애틋함이 버무려 있었고 그래서 더더욱 코펜하겐은 나에게 낭만이다"
-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Epilogue중,
무언가 책을 읽을 때의 그 느껴지는 "시적 언어" 의 감성이,
읽는 독자를 차분하게 하고도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한다.
독서할 때 차오르는 매우 높은 차원의 행복의 감정인데, 그것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현재의 막말이 오고가며,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는 이런저런 광경에 매일마다 노출되는 상황에서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때)
그런것들을 하찮게 여기게 되며, 더욱 높은 수준의 삶의 행복을 바라보게 하고
북유럽 덴마크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서평을 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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