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과 마음에도 블루가 일렁일렁~
"포르투갈은 블루다" 서평을 남긴다.
도자기 주제로 지금까지 많은 책을 펼쳐냈던 저자 조용준 작가의 책이다.
그 가운데서는 좋아하는 주제인 "북유럽" 여기에 중심을 맞춘
"유럽 도자기여행 북유럽편"(개정증보판)도 있으며 이전에 서평을 남긴적이 있다.
https://brunch.co.kr/@mwlove73/564
이분이 대단한 게,
『유럽 도자기 여행』 동유럽, 북유럽, 서유럽 편 3권을 각각 책으로 보였고
『일본 도자기 여행』 규슈, 교토, 에도 편 3권, 총 6권의 출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유럽과 일본 도자문화사 전반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완결하기까지 했다.
2006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여행에서 처음 페르시안 타일을 보고 느낀 문화적 충격을
포르투갈 여행에서 다시 받았고, 그 이후 포르투갈이 화두로 남았다.
이 책은 포르투갈과 아줄레주에 대한 15년 ‘면벽 수행’의 결과다.
15년, 어떤 한 가지의 주제에 대해서 15년 면벽 수행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면벽 수행, 즉 어떤 깨달음을 위해 벽을 마주하고 수련하는 것을 말한다.
아니 그 벽은 시간일수도 있고, 어떤 어려움과 역경, 극복해야 할 과제일 수도 있겠다.
그 15년의 면벽수행의 결과인 이 책은 너무나 파랗고, 또 아름다운 책이다.
포르투는 포르투갈에서 제일가는 아줄레주 야외 전시장이다.
리스본의 명품 아줄레주(Azulejos : 포르투갈의 도자기 벽화)가 잘 드러나지 않은 실내에 숨어 있는 반면,
포르투의 걸작들은 야외에 위풍당당한 풍채를 드러내놓고 있다.
이런 대비, 포르투의 특수성은 대체 어떤 이유로 생긴 것일까?
포르투 와인 판매와 수출로 인해 이 도시가 벌어들인 엄청난 재화들이 갈 곳이 어디였을까 생각하면
해답이 금방 나온다.
열성 가톨릭 국가의 부자도시에서는 성당도 부유할 수밖에 없다.
성당마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헌금이 쏟아져 들어왔을 것이고, 이의 사용처가 고민이었을 것이다. 이를 가장 손쉽게 쓰는 방법은? 물론 빈민구제와 교육사업이 우선이 되겠지만 그래도 남는다면?
아마도 새로 성당을 짓거나 성당을 꾸미는 일이 가장 손쉽지 않을까.
포르투갈은 매우 열렬한 가톨릭 국가다.
성당을 꾸미는 것이 신앙심의 깊이와 정비례한다는 논리에 어느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을까.
- 본문 72페이지 중에서
기차, 기차역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여기 포르투갈 포르투의 상 벤투 역(San Bento)의 푸른 아줄레주(Azulejos)의 상징이고,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상징의 장소이기도 하다.
역사 내 공간에서 저 거대한 푸른 도자기벽화(아줄레주를 우리말로 이렇게 변환해 본다)를 본다면,
나는 어떤 마음일 것인가,
어떤 벅찬 감정이 들 것인가,
저 아줄레주의 하나하나의 장면이 마음의 깊은 곳에 파고들어서
주체못하는 마음의 울림을 네게 입히지 않을까,
내 눈과 마음에도 블루가 일렁일렁 거린다.
nos ossos que aqui estamos pelos vossos esperamos significado
(We bones here, for yours await, 우리의 뼈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기도의 도시 에보라의 그 유명한 성 프란시스코 성당,
성당의 입구에 이 문구가 쓰여져 있는 곳이 보인다.
그리고 그곳을 통과하는 순간 뼈가 가득있는 공간들이 펼쳐진다.
저자 조용준 작가는 여기에 안토니오 아센상의 시문도 소개한다.(antonio ascensao teles)
여행자여 어딜 그렇게 급히 가는가.
멈추어라. 더 나아가지 말아라.
지금 네 시선에 보이는 이것보다 네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없다.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여정을 지나왔는지 되돌아보아라.
만약 너의 여정이 항상 똑같거나 비슷했다면 되돌아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세상 수많은 관심사 가운데
네가 죽음에 대해 조민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이 장소를 잠시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멈추어라. 너의 여행을 위하여 멈추어라.
네가 멈추면 멈출수록, 너의 여행은 더 멀리 나아갈 것이리니,
메멘토 모리(Mamento mori), 철학, 종교의 근원적 주제인 "죽음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장면이 나온 사진과 글에 나는 밑줄을 긋고 한참을 깊이 생각했다.
(책 본문 339~340Page 중)
지금의 나를 본다.
그리고 지금의 수많은 악인들의 여러 형태를 본다.
(특히 저 서울구치소의 재구속되고, 구속적부심도 기각되고 재판에 넘겨진 한 인간은 메멘토 모리를 알까)
주중에는 일하느라 피곤하고,
주말에는 이 생각,저 생각. 질문까지 겹치는 중의 나에게는 저 시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자기에 관한 예술, 포르투갈 여행의 의미가 깊은 서적인데,
여기에 철학적 물음까지 더하는 책의 깊이에 푹 빠져버렸다.
눈과 마음에 저 아줄레주의 블루가 일렁거린다.
그리고 보다 깊은 철학적 물음까지 더해진다.
거의 A4 용지가 비슷할 정도로 판형이 큰 책이라 글과 사진이 쏙쏙 다가온 책이기도 했다.
포르투갈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 아줄레주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
특히 지금의 일상에 대해,
들려지고 보여지는 뉴스와 악인들의 뻔뻔함에 상처를 입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근래 읽은 책들 가운데서 무척이나 인상적인 책이고 독서의 시간이었다.
P.S 브런치스토리 600번째 글을 이렇게 남긴다.
#포르투갈은블루다_서평
#조용준
#블루가일렁일렁
#철학적물음까지더하는책
#브런치스토리600번째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