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건에 대하여
요즘 2030 세대에게 '갓생'이 유행이다.
(사실 이것도 좀 지났을 수도 있다.)
갓생은 'God' + '生'(생)을 합쳐 '하루하루 낭비하지 않고 뛰어난 인생을 사는 것'을 말한다.
갓생을 사는 사람들을 '갓생러'라고 부른다.
라떼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지나 '욜로'(YOLO)가 열풍이었는데,
요즘 2030 세대에게는 '갓생'이, 하나의 '갓벽한' 인생 목표가 되어버렸나 보다.
갓생에는 미라클 모닝, 퇴근 후 자기 계발 (운동, 외국어 등), 주말 N잡 준비 등 정말 많은 게 포함된다.
앞서 열거한 저기에 하나씩만 있느냐, 또 그건 아니다.
미라클 모닝을 예로 들자면,
미라클 모닝에는 새벽 조깅, 아침 감사일기(확언일기), 아침 10분 명상,
그날그날 투두리스트 작성, 하루 10분 외국어 공부 뭐 그런 것들이 들어간다.
저걸 다 하려다 보니 새벽 5시에는 기상해야지 출근 전까지 맞출 수 있는데,
갓생 살려다 심히 골로 가는 스케줄이 아닌가 싶다.
아 물론 나도 갓생 열풍에 동참 안 해본 건 아니다.
하루이틀 하고서 몸이 너무 피곤해(..) 그만두었다.
갓생을 사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하나만 하는 것도 버거운데, 다른 사람들은 갓생 살기 바쁘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엔 갓생 열풍도 그냥 자기 계발로서 본인이 만족하는 게 아니라,
SNS를 타고타고 또 하나의 사회적/시대적 기준과 트렌드가 되면서
트렌드에 맞춰 살지 못하는 나머지들을 '패배자' 취급해버리는 것 같다.
갓생 사는 나, 승리자.
그렇지 못한 자, 패배자.
패배감을 느끼고 싶지 않은 2030 젊은 사람들은 더욱더 열심히 살게 되고,
가뜩이나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사는 민족 1위' 위용을 자랑하는 한국인이지만,
더욱더 바쁘게 살아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 같다.
그리고 갓생러들마저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굴레에 빠지고,
그 모습을 본 SNS의 다른 사람들에게 더욱더 갓생 열풍은 퍼져 나간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건 좋은 취지인 것 같다.
하지만 갓생은 자기 인생에 충실하다는 의미가 되어야 하지,
그것마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되면 스스로 너무 공허해질 것 같다.
갓생러는 아닙니다만,
갓생에 대해 논하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나대로 되는 대로 사는 게 좋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