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도 즉흥적으로 정하는 건에 대하여
하루의 취미 일과를 정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여러 가지가 있겠다.
어떤 사람은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도 순서에 따라) 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필요성에 따라 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어떤 사람은 그때그때 꽂히는 것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세 번째의 '어떤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취미가 많다.
정확히 말하면 취미로 삼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흔하디 흔한 영상 감상 (드라마, 영화)는 물론이요,
독서, 유튜브 보기 등 정적인 활동에서부터,
전시회 가기, 공연 가기 등등 어딘가에 가서 문화적 에너지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요,
등산, 자전거 타기, 러닝, 청소하기 등 몸을 움직이고 무언가를 발산하는 활동과
글쓰기, 그림 그리기, 노래 부르기, 춤추기 등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활동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욕심이 많은 나는 어느 한 가지 활동도 놓치기 싫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리고 한 가지만 하면 무언가에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싫어서이기도 하다.
나만의 시간이 어느 정도 생길 때면,
남는 시간에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스스로도 선택하기 어려울 때면,
나는 저 다양한 활동 옵션들을 여러 개를 깔아 두고는,
그때그때 내 머릿속에서 돌림판을 촤르르륵 돌리곤 한다.
그리고 화살표가 띵! 하고 가리킨 칸에 적힌 활동을 진행한다.
물론 활동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은 제각각이라서,
만약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시간의 양과 소요되는 활동의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내 머릿속의 돌림판에서 걸렸다 하더라도
나는 너그럽게(?) 다시 한번 돌림판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결국 그냥 맘에 드는 활동이 나올 때까지 돌리는 셈이다.)
결국 아직까지 마흔임에도 철이 들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여기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취미를 하고 싶은 나는,
아직까지도 나의 취미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MBTI가 ENFP인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