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버는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시대는 사회의 구조를 파괴한 것으로 본다. 기계를 장악하고 기계의 도움으로 사회를 장악하기에 이른 자본주의는 인간을 개인으로만 상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버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 스스로 발생시킨 세계를 더 이상 지배할 수 없다. 세계는 인간보다 더 강하고, 인간으로부터 자유롭다.
현대적 위기의 독자성을 현대인 배후에 있는 그의 ‘낙오’라고 부르고 싶다. 인간은 그가 만든 세계를 더 이상 지배할 수 없게 되었다.
_ 마르틴 부버.『人間이란 무엇인가?�. 남정길 옮김. 현대신서 66, 1994. 75쪽
인간은 골렘-Golem : 유태교 전설 속에 나오는 점토로 만들어진 벙어리 인형(강력한 힘을 보유하여 박해받는 유태인을 구제한다는 인형)-을 옭아매고 해를 끼치지 못하게 만드는 말을 더 이상 알지 못한다. 이렇듯 우리시대는 인간영혼의 좌절을 세 영역에서 차례대로 경험하게 되었다.
첫 번째 영역은 ‘기술’이다. 노동하는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는 인간을 기계의 봉사자로 받아들인다. 기계는 더 이상 도구처럼 팔의 연장이 아니라, 인간이 기계의 연장이 되었으며, 기계의 주변에서 이리저리 운반하는 부속품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 영역은 ‘경제’였다. 늘어난 인구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급하기 위해 엄청나게 증가한 생산량은 이성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 세 번째 영역은 ‘정치’적 사건의 영역이다. 인간은 엄청난 공포와 함께 제1차 세계대전을 경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