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베투 My Better Today Jul 24. 2024

[말타고 야외취침하는 몽골 어드벤처] 2번째 여행기

P의 문제는 그거다. 계획대로 안 되는 것.

사실 처음 몽골 여행을 계획했을 때 내가 생각한 그림은 그런 거였다. 보통 몽골여행하면 푸르공을 타고 고비사막이나 테를지 국립공원을 여행하는 코스를 가지만, 일에 지친 내가 선택한 몽골여행의 핵심은 휴식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한적한 초원의 어느 게르를 빌려 책도 보고, 산책도 하고, 주변에 말을 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말을 타는 그런 신선놀음 같은 여행이었다. 그러니까 원래 내가 생각했던 여행은 그랬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99% P성향을 가진, 매우 충동성 높은 사람이라는 거다.


몽골여행을 준비하던 시기에 친한 친구가 연락이 왔다. 이야기하다 보니 그 친구도 몽골여행을, 그것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계획 중이라고 했다. 고비사막을 가는 플랜을 공유하며 같이 가자는 제안도 했다. 하지만 이번 나의 여행 키워드는 철저하게 휴식이었기 때문에 빠듯한 일정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대신 친구가 이야기한 내용 중 한 몽골여행 카페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사실 어느 정도 가고 싶은 현지 숙소도 정하고, 이메일을 통해 예약을 하고 있던 중이라 처음엔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며칠이 지나고 쉬는 시간에 카페를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눈에 띄어버린 것이다. 5박 6일의 승마캐핑투어가.



앞에서 사람이 끌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말을 끌고 여행을 한다고? 그건 말을 체험하는 게 아니라 진짜 승마잖아! 뭐? 야외캠핑? 그럼 밤에 별을 실컷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잠깐... 내가 몽골을 가는 이유가 뭐지? 별 실컷 보고, 말 타고 초원을 달리는 거잖아! 이거다...! 이번 몽골여행은 이걸로 가야겠다!



그렇게 아직 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3월의 어느 금요일. 오후 1시에 여행사에 처음 문의를 했고, 약 5시간 후 비행기 티켓과 투어를 예약해 버렸다. 그렇게 내 이번 여행은 승마캠핑투어로 확정되었다.


그러니까 문제는 그거다. 나는 99%의 P성향을 갖고 있고, 매우 충동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승마경험이 전무하며 고소공포증이 있고, 익스트림 스포츠는 물론 놀이기구조차 절대 타지 않는, VR기기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30초 만에 집어던진 경험이 있는 쫄보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그래서 이번 여행이 얼마나 나에게 큰 도전과 시련이 될 것인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몽골여행은 충동성과 대책 없는 설렘으로 시작했다.




* 업체명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타고 야외취침하는 몽골 어드벤처] 1번째 여행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