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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Jun 09. 2024

젊은 날의 달콤한 상상


20대의 나는 늘 생각했다. “40대가 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고, 미래에 대한 고민은 사라질 것이다” 그때는 모든 게 정리되고, 인생의 큰 그림이 완성될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 40대가 된 나는 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더 깊고 복잡해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자신을 너무 낙관적으로 본 20대의 나를 조용히 안아주려 한다.


솔직히 말해서, 20대의 나는 40대의 문제들을 너무 단순화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내 분야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겠지, 가정을 갖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장이 되어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40대의 나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질문을 여전히 하고 있으며, 아직도  결혼을 안 하고 있는 나에게 “도대체 넌 결혼이란 걸 할 생각은 있는 거니?”라는 질문을 매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과 맞닥뜨리며, 나는 자주 과거의 나에게 일기를 통한 편지를 쓴다. “친애하는 20대의 나에게, 너의 낙관적 상상은 모두 틀렸어! 하지만 걱정 마, 그래도 지금의 나는 잘 살아가고 있어.”라고. 어쩌면 이 편지는 현재의 나에게 ”괜찮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말해주려는 일기장인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이 과거의 나와 내일의 나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준다.


그렇다고 20대의 나에 비해 40대인 내가 미래를 너무 무겁게 바라본다거나 불안해하지는 않으려 한다. 그래서 40대의 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여전히 낙관적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20대의 나는 불안이 나의 원동력이 되었다면, 이제는 안정이라는 루틴이 나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20대의 나는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 생각했고, 앞만 보며 전력 질주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지를 알기에, 불안을 조금씩 지워가며 그 자리를 안정이라는 영역으로 채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쉬움은 불안과는 또 다른 걱정거리들을 짊어지고 저 먼 곳에서부터 나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그렇기에 나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단순히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는 단지 경제적인 안정이나, 직업적 성공을 넘어,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20대의 난 상상도 못 했던,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내가 진정 나의 인생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고, 그것이 나의 인생에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라는 고민들.


가끔씩 이러한 질문들이 나를 압도하지만, 그럼에도 난 그 안에서 행복한 웃음으로 채워나가려 한다. 스스로에게 ”20대의 나야, 봐봐, 40대가 되어도 우리는 여전히 해답을 찾아 헤매고 있어! 그리고 그건 삶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야. 정답을 모두 알고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평범하고 지루해지겠니!”라고 웃으며 말한다. 나는 이런 고민들을 통해 더욱 성숙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의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두려워했지만, 지금의 나는 이 불확실성을 인생의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할 때도 이런 변화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생각하는 삶에 무게는 각자 다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서로를 응원하려 한다. 무겁게 생각한다고 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젠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웃음 안에도 각자의 슬픔이 있겠지만, 그 슬픔이 우리의 인생을 완전히 잠식하도록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친구들과의 함께 하는 순간들이 나에게 큰 위안을 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으며, 함께 이를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40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20대의 나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이 되었다. 이 고민들은 나를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인생을 더욱 가치 있는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가볍게 웃으며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내가 40대에 이르러서야 이해하게 된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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