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준비 없이 캐나다로 이민 오게 된 나의 이야기
이민.
이민 간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저 막연한 부러움만 있었을 뿐!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직장 파견으로 캐나다에 왔다가
어느 덧 6년 차의 이민자가 되었다.
30여 년을 넘게 살던 내 나라를 떠나
아무 연고 없는 낯선 이국땅에서
새로운 발돋움을 한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아울러 그 어려운 결정을 내린 후에도
새로운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입 달린 벙어리로,
마음의 상처와 지독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만만치 않은 실상.
몸은 캐나다에 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한국에 있으며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는 그곳으로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문만 열고 나서면
영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자연 속에서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맘껏 뒤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학습지나 학원 걱정할 필요 없이
"오늘은 뭐 하고 놀까?"에 집중하는
그저 그 나이의 본능에만 충실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죽은 장난감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생물을 벗 삼아
깔깔거리며 마음껏 만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민 오길 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언제까지
이 곳 캐나다에서 살지도 모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이민 생활은
훗날 우리 가족의 인생에서 풍성한 추억과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곳에서 지내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누리도록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