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동안 남편과 눈만 마주치면 싸움이다.
‘F’기질이 강한 나와 ‘T’성향이 강한 남편 사이에는 ‘말’로 인해 종종 싸움이 시작되는데, 요 며칠 간은 아침저녁으로 대화만하면 부부싸움으로 번진다. 남편과 나의 다름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남편은 소위 ‘인사치레’식의 대화가 싫고, 나는 ‘인사치레’라도 감정적인 공감을 해주었으면 하는 것. 연애기간까지 포함해 20년 가까이 지내왔지만 아직도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남편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정확’하게, 오해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지 않은 성격때문에 애매하게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기대감을 갖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남편을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마음으로는 잘 안 된다.
어제도 별 시덥지 않은 일로 말싸움을 하고 나서 조용히 일기장을 펴서 속마음을 써내려갔다. 어떤 부분이 화가 나는지, 무엇이 서운한지, 시간이 지나도 왜 달라지지 않는지 등을 정리하고 나니 조금 후련해졌다. 남편과 나의 간극이 좁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인상깊었던 문장이 있다.
“나는 딸기를 아주 좋아한다네. 하지만 강물에 딸기를 던진다고 물고기가 잡히지는 않지”
그렇다.
사람은 딸기를 좋아하지만, 물고기는 지렁이를 좋아한다.
나는 공감을 원하지만, 남편은 조언을 원한다.
나는 ‘얼마나 힘들었어’는 위로의 말을 원하지만,
남편은 ‘우리가 이만큼 이뤄냈다’는 결실의 말을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에 차이가 언어의 차이를 만든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상대가 듣고 싶은 말, 상대가 기다리는 말을 하게 되겠지.
그리고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무엇인지 알면,
설령 내가 기대하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크게 화가나거나 실명하지 않겠지.
이걸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서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나는
언제쯤 성숙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