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하지 말라'의 의미

하나님 나라

by 밍이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에베소서 5:18)


성경은 '술 취하지 말라'라고 할 뿐 술 자체를 입에 대어서는 안 된다는 '절대금주'를 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술에 관한 다른 권고들을 찾아봐도 마찬가지입니다 (C.S. 루이스도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그와 비슷한 취지로 말했지요).


"늙은 여자로는 이와 같이 행실이 거룩하며 모함하지 말며 많은 술의 종이 되지 아니하며 선한 것을 가르치는 자들이 되고(디도서 2:3)"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베드로전서 4:3)."


(사실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급적이면 절대금주를 하는 것이 훨씬 좋지만) 굳이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절대금주가 주의 뜻이라고 믿을 때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몇 가지 있기 때문입니다.


- '나는 절대금주를 하고 있으니 신실하다'는 교만

평소에 삶의 다른 영역에서는 개차반으로 살면서, 주일성수하고 술담배 안 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 술을 입에 대는 성도에 대한 판단과 정죄

어떤 성도가 술을 입에 댄다는 이유만으로 속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며 멀리할 수 있습니다. 실상은 그가 다른 면에서 자신보다 훨씬 신실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 중독의 문제를 '술'에만 한정하는 편견

'취하지 말라'는 말씀은 술뿐만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을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모든 중독에 대해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있지요.


그럼에도 저는 우리가, 특히 한국인들은 가급적이면 절대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술을 취하지 않을 정도로 먹을 자신이 없기 때문

술은 마시다 보면 자기의 주량을 넘어서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외국에 나가보면 크리스천이면서 자연스럽게 칵테일 한 잔, 와인 한 잔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는 정말 몇 시간 동안 그 한 잔을 홀짝이면서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일상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금주를 논할 필요는 없겠지요.


저는 이 문제에서 매우 자유로운 편인데, 주량이 맥주 한 잔 또는 와인 한 잔을 넘지 못합니다. 쓴 거를 못 삼켜서 아메리카노도 잘 못 마시는지라 취할 수 있는 분량의 술을 몸에 아예 넣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굳이 절대금주를 할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 남에게 덕이 되지 않기 때문

위와 같은 문제로 한국 크리스천들은 공식적으로 절대금주를 선언하고 지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미 주위에 크리스천인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데, 굳이 나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남들 앞에서 술을 마신다면 그것이 절대금주를 하는 다른 크리스천들에게 누가 되기 쉽습니다. 누군가 그에게 가서 '저렇게 신실한(해 보이는) 밍이도 술 마시던데 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하고 그를 공격하는 빌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바울 사도가 아주 명확한 지침을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고린도전서 10: 23, 24)


결론적으로 우리는 술을 입에 댈지 말지(취하는 건 안됩니다) 각자 믿음대로 정하되,

남에게 유익이 되는 행동을 하고,

다른 성도가 술을 입에 댄다고 정죄하지도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술 외에 우리 안에 있는 다른 중독들을 찾아서 끊어내는 것입니다. 술 안 마신다는 것만으로 안심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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