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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하이 바나나 Jan 20. 2023

블루보틀 비장했다 중국이니까

상하이 전통양식에 둥지를 튼 블루보틀

블루보틀 상하이 1호점 (주소 아래에)


자국문화주의로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중국이지만 자본에 대한 흐름과 변화는 어느 나라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다. 아! 또 실수를 범했다. 중국은 이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중국이고, 중국에 오래 살수록 중국을 모르겠다고 말하게 되는 게 중국이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인데, 또 이렇다고 말해버렸다. 정정한다. 상하이는 그렇다. 중국은 너무 넓고 도시마다 너무 달라서 이렇다 저렇다 일반화가 힘든 나라다. 자, 정정해서 다시 말하겠다. 적어도 상하이는 그리고 1성 도시와 젊은 인구가 많은 도시는 외국 브랜드건 국내 브랜드건 '취향'을 선도하는 '트렌드'를 잡고 흔드는 브랜드에 관대하고 너그럽고 포용적이다. 그렇다. 스타벅스야 이미 대륙의 카페가 된 지 오래다. 한참 뒤에 애플이, 디즈니가, 엠엔엠즈가 상하이에 둥지를 틀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더니, 뉴욕 햄버거 가게 셰이크 섁(Shake Shack)이 상륙하고, 파이브가이즈(Five Guys)가 햄버거로 인민폐를 벌어 들이더니, 2022년 2월, 블루보틀도 상하이 대열에 합류했다. 블루보틀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가 되는 점은 상하이 도시 정체성을 가득 담은 공간을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블루보틀 1호점이 이슈가 된 것은 블루보틀 브랜드의 위상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위치와 건물 때문이기도 했다. 블루보틀 1호점은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이었다. 거주 인구 외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으로 시중심에서 1~2킬로 떨어진 곳이었는데 가보면 왜 여기에 1호점을 열었는지 이해가 갈만한 곳이었다. 20세기 초 밀가루 공장의 직원 숙소로 쓰이던 오래된 상하이 스쿠먼 양식 건축물이었기 때문이다. 상하이가 잘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옛 건물의 요즘화. 하드웨어는 잘 살리고, 소프트웨어는 요즘 것들로 채우는 것에 집중하는 상하이와 커피를 문화와 예술로 만드는 블루보틀이 만나 그냥 인기 있는 카페가 아닌 새로운 요즘 상하이의 것이 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반년만에 블루보틀은 2호점을 냈다. 2호점은 시중심 쇼핑몰 1층이었는데 이번의 행보는 어느 브랜드나 선호하는 곳이라 대중에게 깊이 더 들어왔구나 정도였다. 평일도 주말도 좌석 잡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좋기는 1호점이나 2호점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렇게 3호점이 2022년 끝자락에 탄생했다. 3호점은 1호점과 2호점의 장점을 모두 섞은 곳이었다. 역사적인 장소와 시중 심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혼재하는 곳, 바로 장원(张园)이었다.



장원(张园)은 상하이 전통 양식인 스쿠먼(石库门)이 모여 있는 구역으로, 상하이에서 오랜 시간 거주지로서 역할을 하다, 도시 프로젝트에 의해 유지 보수 작업을 거쳐 더 많은 대중의 삶에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문화상업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22년 11월에 개장하여 옛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재미난 공간들과 함께, 디올(Dior)이나 모엣샹동(Moët & Chandon)처럼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브랜드가 둥지를 틀고 있다. 거기에 블루보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어느 브랜드보다 이 스쿠먼(石库门)과의 궁합이 찰떡이다. 블루보틀이 지향하는 자연스러운 현지화는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다. 좌석이 몇 개 없는 것이 다소 불친절해 보이지만 장원에서의 한 잔이니 마음이 금세 녹는다. 상하이라는 도시에서 장원 구석구석 미로를 탐방하며 누군가의 옛추억을 공유하는 진귀한 경험을 하다가, 블루보틀에 들러 커피를 한 잔 하며 감상에 젖을 수 있는 그런 멋진 상하이 여행 코스가 탄생했다.




1호점: BlueBottleCoffee蓝瓶咖啡(裕通店) 长安路908号

2호점: BlueBottleCoffee蓝瓶咖啡(静安嘉里中心店)  南京西路1551号N1-12、N2-11室

3호점: BlueBottleCoffee蓝瓶咖啡(张园店)   茂名北路240号W5-1A单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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