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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호 상하이 Feb 09. 2023

중국판 재벌집 막내아들을 찍게 하는 새로운 공간

상하이가 레트로를 구현하는 방식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지만

시티마트하곤 거리가 먼 이야기인 듯하다.

시즌2,3로 더 쫀쫀해진 City mart 梧桐를 소개한다.


CITY MART 는 상하이의 오래된 거리를 본따 구성한 먹거리 골목이자 상점 구역으로 베이와이탄 北外滩  래플스 쇼핑몰 来福士广场 에 2020년에 1호점을 열었다. 그후 2, 3호점을 내면서 상하이 레트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CITY MART城市集市·梧桐
中山公园龙之梦店
베이와이탄 래플스에 섬세한 고증과 생생한 재현으로 상하이 마마먼과 빠빠먼에겐 추억을, 요즘 친구들에겐 레트로의 재미와 멋을 알려준 시티마트가 중산공원 용의 꿈, 롱즈멍에도 열렸다. 공간이 주는 힘을 맹신하기에 드라마로만 본 응팔 스타일의 그땐 그랬지 보다 열 배 이상의 재미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재밌다. 베이와이탄 시티마트보다 먹거리가 풍부해서 좋고,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아 좋다.

참고로 梧桐은 상하이 시중심 시그니처, 가로수 오동나무를 의미한다.


앎보다 앞서는 것이 감이라고 하던데,

매번 저게 뭐지 재밌는 게 있을 거 같은데 하고

낯선 길로 가면 꼭 일이 생긴다.

우연히 만난 즐거움 말이다.


여느 때처럼 주차하고 올라가는 길에

평소와 다른 범상치 않은 공기를 감지했다.

계획대로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냥 올라가야 하지만 또 호기심에게 이성이 졌다.

샛길로 샜다.

그랬더니 갑자기 호그와트로 들어가듯

20세기 어느 날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 경험의 기록에는 결코 없는

그때의 어느 날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다.


좁은 골목에서 총요빙 냄새가 나고,

탕위엔을 끓여내는 연기가 시야를 가린다.

내 기억엔 없는 그때의 상하이 스타일의 그릇과 냄비에

일명 상하이 분식들이 담겨 나온다.

스쿠먼 2층 창문에 널린 빨래는 우리 이모 것인가 싶고

시멘트 벽에 조용히 주차된 깔끔한 자전거 한 대는

친구 아버지의 것인가 싶다.

주말에는 극장에 가서 공연을 한 편 봐야지 싶은

살롱도 정겹다.

무엇보다 먹거리가 풍부해서 흥이 난다.

잔칫날처럼 말이다.

이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반드시 루자주이에 아파트를 사놓아야지

나는 반드시 알리바바를 눈 여겨 보고 투자해야지

나는 반드시 IT를 공부해야지

나는 반드시 홍첸루에 집을 사야지

하며 즐거운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말이다.


남의 나라 옛날이 시큰둥할 수 있어도

관점을 다르게 하면 또 나름 즐길 거리가 많은데

실제 그때 거리를 고증한 것이라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벌집막내아들은 아니지만

스쿠먼집막내딸 정도는 찍은 기분이다.





그리고 또 주목할 점은 이 시티마트의 전속모델이다. 안푸루와 우캉루에 출몰하시던 공주 복장의 아주머니가 시티마트의 모데루가 되셨다. 2018년도부터 안푸루에서 종종 뵙고, 재밌는 분이네 했는데 남들이 찍어 올린 사진으로 샤오홍수(중국 젊은이들 SNS)에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인기를 얻으시더니,,, 이렇게 내겐 너무 먼 당신이 되셨다. 만감이 교차하면서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넨다. 아 재미난 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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