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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연 Oct 05. 2015

일상에서 '행복을 쟁취'하고 싶다면…

책 '행복의 정복' -버드런드 러셀

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할 줄 알았다. 취업하면 고생 끝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매일 부대끼는 출퇴근길 지하철, 사사건건 시비 거는 상사.


그렇다면 난 도대체 언제 행복해질까.

흔히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아니다. 행복은 언제나 알 수 없는 미래에, 미지의 장소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즉,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작가 버트런드 러셀이 쓴 책 <행복의 정복>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저자의 서문은 다음 페이지를 빨리 넘기도록 재촉한다.


먼저 러셀은 우리가 왜 불행한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이 바로 행복을 '정복'할 수 있는 첫 시작이기에…. 경쟁, 권태, 걱정, 피로, 피해망상, 죄의식, 여론의식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권태'가 행복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극을 쫓는 것, 그 자극에 만성되는 것이 불행의 요인이라고 말한다.


"권태의 반대는 즐거움이 아니라 자극이다" (p64)
"어느 정도 권태를 견딜 수 있는 힘은 행복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p69)   


safari를 켰다가 카톡을 하다가 페이스북을 보고…. 단 몇 초의 공허함도 견디지 못해 온종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내 모습이 비쳤다. TV를 보면서도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고, 잠에 들기 전 남편과 누워서 각자의 스마트 폰을 보기에 바쁘다. 조용한 시간의 흐름을 느껴본 것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행복한 인생이란 대부분 조용한 인생이다. 진정한 기쁨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만 깃들기 때문이다"(p75)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 걸까. 러셀은 '삶에 대한 열정적인 태도'와 '인간과 사물에 대한 폭넓은 관심' 등을 예로 들며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또 '일 자체에서 찾는 즐거움'과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결합체로 보는 사랑'이 행복에 이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행복은 운 좋게 저절로 우리 삶 속에 스며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얻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꿈, 희망 따위를 깨끗하게 포기할 줄 아는 태도와 피할 수 없는 불행을 만났을 때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현명함은 행복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들 중 하나다.                                              

"행복은 마치 무르익은 과실처럼 운 좋게 저절로 입안에 굴러들어 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행복의 정복'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세상은 피할 수 없는 불행, 병, 정신적 갈등, 투쟁, 가난 그리고 악의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개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불행의 원인들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p249)                                   


"나는 지금 삶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p17)      


"현명한 사람은 피할 수 없는 불행을 만나도 결코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며, 피할 수 있는 불행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시간이나 노력이 보다 중요한 목적을 추구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그 불행을 감수할 것이다. 사소한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 안달하고 화내면서,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정력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p253)


책의 목차는 매우 간단하다. 1부엔 불행한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하고, 2부에서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하지만 조금만 덜 집중하면 이야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맥을 놓치기 쉽다. 쉬워 보였던 책이지만 끝까지 저자의 말을 따라가며 봐야 한다.

달콤한 힐링을 원했던 독자라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행복을 쟁취하고 싶다면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두고두고 볼 만한 행복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 글은 제가 연재했던 [북 리뷰] 기사에서 덧붙여 올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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