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살이

by 정명재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는 하기 싫은 것을 안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환경은 하고 싶은 것을 찾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러니 결국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나에게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주었다. 기준이 높았던 걸까?

아니면 따르기 싫었던 걸까? 그 기준에 맞춰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 때문인지 그들과 같이 지내면서도 나는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나의 탓이 되었고 서서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우연히 그 공간에서 나가게 되었다. 나와서 깨달은 건 나는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것과 그 감옥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깊이 심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떠나고서도 나는 여전히 갇혀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거울처럼 비춰보며 처음 ‘나’라는 존재를 인지했다. 그때부터 이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나오려고 발버둥 쳤다. 충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다. 쌓아뒀던 화를 분출했다. 모두가 나를 이상하게 봤다. 나도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남과 같아지고 싶었다. 실제로 남과 다르지는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외로웠기에 같아지고 싶었다. 미칠 것 같았고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 나는 살아남았고 이제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빛이 조금씩 아주아주 조금씩 스며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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