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비행 ©Myeongjae Lee
KE1211.
19:20→19:35, 탑승구 10→8, 좌석 41A.
비행기를 타는 날은 퇴근하는 그 순간까지 마음이 그 어느 날보다 불안하다.
조퇴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마음은 살얼음판이 된다.
갑자기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지는 않을까, 전화나 호출이 오지는 않을까...
오늘도 사실 제때 비행기를 못 탈뻔했다.
17시 조퇴를 끊어 놓았는데, 17시까지 타 부서에 넘겨야 하는 보고가 지연되었다.
사무실을 나서서 공항 검색대까지는 한 시간 반.
보고를 마치고(늘 그렇듯, 보고는 빠꾸를 당했고, 온갖 핀잔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차분히 보완을 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도망치듯 나왔다.) 서둘러 사무실을 나와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20:25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그런데,, 18시 27분.
지하철 이동 중에 항공편 지연 톡이 왔다.
[대한항공] 항공편 지연 안내
지연 사유 : 공항사정에 의한 항공기 연결
그런데, 그게 뭐라고.
그동안 그렇게 지긋지긋해하던 '지연 출발' 소식에, 부끄럽게도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몹시 고된 한 주였고, 그래서 더더욱 기다리던 금요일이었는데, 그냥 그 순간, 우습게도,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위로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15분 정도면 해볼 만했다. 새 표를 예매하고 헌 표를 바로 취소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제주.
야심한 시각의 베스킨라빈스 폭탄 투하.
아이들의 열렬한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