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1.

다섯 번째 비행 ©Myeongjae Lee

by MJ Lee

OZ8994.

21:05, 탑승구 11, 좌석 32A.


집에 와도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혼자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적지 않다.

가족들의 일상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나름 조심하고 애쓴다. 이곳 식구들도 아빠가 오는 시간을 그리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고맙다.

물론, 야밤에 이따금씩 치킨, 라면 등 일탈을 조장하는 일이 없지는 않다.


별거 없다.

도착하면 짧고 굵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문을 닫고 들어간다.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면 잘 잤냐 인사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오랜 시간 숨죽여 기회를 봐왔던 잔소리를 한 번 하고,

출근하거나 놀러 나가면 잘 다녀와라, 돌아오면 잘 다녀왔냐,

밥 먹자.

잘 자라.

따뜻한 포옹 한 번.

사실, 이게 전부다.


늘 그러고 살았는데, 그게 그렇게 소중한 건지, 그렇게 그리울만한 건지 몰랐다.

그리 대단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한 공간에 함께 머물면서 아침저녁으로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안부를 묻고, 밥 한 끼 같이 먹는 그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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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eongj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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