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비행 ©Myeongjae Lee
KE1205.
18:50, 탑승구 7, 좌석 55F.
출근길, 발걸음을 멈추고 길 한복판에 서서 앱을 열어 항공권을 결제했다. 오늘, 내일 사무실에 앉아 있어 봐야 몸도 마음도 어차피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한계상황에 다다른 것 같았다. 출근하자마자 16:30 조퇴, 2.2. 연차 결재를 올렸다. 그래도 혹시나,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한참 전 끊어놓은 금요일 동일한 항공편 티켓은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야 환불 처리했다.
월요일부터 이미 간절하게 집에 가고 싶었다.
유일하게 내 자리가 그대로 있는, 환대받는 그곳으로 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문학과 지성사)
p.20 "사실상 차별의 상징체계를 전복할 힘이 없는 개인이 스티그마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p.26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