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바라는 건 단순히 살아남는 일인가요, 아니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인가요?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한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한가요?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지나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존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떡하면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 따르면 1단계 욕구는 생존에 대한 욕구, 2단계는 안전에 대한 욕구, 3단계는 사회관계에 대한 욕구, 4단계는 존경에 대한 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입니다. 즉, 배부르고 등 따시면 이제는 욕구가 사회관계, 존경, 자아실현으로 향해간다는 것이죠. 세계경제 10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의 경우 1,2 단계는 지났다고 봅니다. 아마 막 3단계를 지나 4,5 단계로 향해가고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떡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기회로 맞이해 행복해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의 발달을 특징으로 하는 융합과 연결의 시대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명적 도구들을 이용해서 행복해진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혜택을 누린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결국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이용해 자아실현을 하고 주체성과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혜택을 받은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와 상관없이 행복한 사람들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만의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최신 트렌드 정보를 파악하는 디자이너, 사물인터넷 스마트팜을 이용해 자유시간이 늘어난 농부, 드론과 로봇의 도움으로 업무 위험도가 줄어든 소방관, 요리하는 로봇 덕분에 메뉴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된 요리연구가, 인공지능의 자동 배경삽입 기능 덕분에 스토리 작성에 집중하게 된 웹툰작가, 가상현실로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기 쉬워진 인테리어 전문가, 증강현실을 이용해 고객의 머리스타일을 미리 보여줄 수 있게 된 미용사, SNS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대인의 생각을 파악하기 쉬워진 철학자, 챗봇을 통해 고객상담 업무를 줄인 온라인 쇼핑몰 사장님, 인공지능으로 코딩을 간소화시킨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가상현실로 스튜디오를 만들어 작곡을 하는 작곡가, 3D 프린터 출력물로 발명하는 발명가 뭐 이런 경우일 것입니다. 즉, 자신이 잘하고 즐거워하는 일에 4차 산업혁명의 도구를 활용하는 자들이 행복한 사람들이겠죠.
그렇다면 왜 지금은 이렇게 4차 산업혁명 덕분에 자아실현을 하는 행복한 사람을 찾기 힘들까요? 그 이유는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의 도구들이 일반인들이 사용할 만큼 간편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있지만, 현재는 기업, 병원에서만 업무효율을 높여줄 뿐입니다. 개인은 음악듣기, 조명 제어 등 사소한 자동화 도구로만 이용할 뿐, 개인의 업무효율을 높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능만이 제공될 뿐이죠. 빅데이터 역시 이용이 되고 있지만 기업에서 물건 팔아먹으려고 내 취향을 파악해 추천해주는 정도이지 일반인들이 내가 알고자 하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4차 산업혁명의 열매가 개인들이 따 먹을 만큼 익지 않은 겁니다.
IBM 인공지능 왓슨 홍보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nvc12VfOFc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의 과실은 개인들도 누리고 있습니다. SNS나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의 발달로 무자본 창업을 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뽐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이용해 내가 원하는 자료를 얻어 사업에 이용하고, 농부 역시 자신의 농산물을 인터넷 홍보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3차 산업혁명의 과실을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도구가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의 전문가가 코딩을 통해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WIX, 워드프레스 등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덕분에 누구나 쉽게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초창기 인터넷 검색은 자료도 많지 않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도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터넷에 자료들이 쌓이고 정보검색 기능도 정확해지며 누구나 쉽게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도구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과 데이터, 로봇 등을 이용해서 자신이 하기 싫어하는 업무, 하기 어려운 업무를 대신시켜 업무효율을 향상시킬 수가 있겠죠.
물론 그렇게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자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를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국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등의 주장들처럼 4차 산업혁명을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차, 로봇 등의 전문 인력을 길러내려는 목적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그러한 미래에 어떡하면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극적 고민은 빠져있는 것이죠.
요즘 분위기처럼 4차 산업혁명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아마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를 만들고 세계의 시장을 선점하는 사람들을 길러 내거나, 아니면 정말 단순하게 인공지능이 뜨니까 인공지능 직종에서 일할 사람, 사물인터넷이 뜨니까 사물인터넷 직종에서 일할 사람을 길러내는 걸 겁니다. 구글,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가상현실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빅데이터 전문가들을 길러 데이터 기반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겠죠.
하지만 과연 후발주자로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행복할까요? 이미 앞서가고 있는 선진 기업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밤새 일하고 이미 형성되고 있는 초창기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일한다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나요? 먹고는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개인의 자아실현, 주체성과 자유 확보를 통한 행복한 인생과는 깊은 상관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경우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다기보다는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도구'가 되었다고 봐도 되겠죠.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한 사람은 4차 산업혁명 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4차 산업혁명의 도구를 자아실현에 이용하는 사람인가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한 사람은 4차 산업혁명 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4차 산업혁명의 도구를 자아실현에 이용하는 사람인가요?
그래서 저는 개인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할 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그리고 인프라에 주목하기보다는 3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구별 없이 새롭게 생겨나는 혁명적 도구와 환경을 어떻게 잘 이용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과감한 주장을 펼치자면 그런 인프라는 해외 기업이 주도를 해도 행복의 관점에서는 큰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한국이 반드시 한국판 윈도우, 한국판 유튜브를 만들 필요가 있나요? 대신 3차 산업혁명이건 4차 산업혁명이건 그 정의에 상관없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과 환경을 이용해 차별성있는 창조 경제를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국가의 경쟁력이자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있다고 봅니다. 모든 국가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특징적 산업에 참여해 경쟁한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만약 이탈리아가 여유로운 삶의 문화 대신 로봇에 투자를 한다면, 브라질 아이들이 축구 대신 코딩에 매진한다면 지구가 더 행복한 행성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개인에게 차별성이 중요하듯 국가도 차별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은 자원이 인재밖에 없어서 안 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사람을 도구로 활용해 선진국을 따라 열심히 따라간 결과가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놀라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점은 축복이지만, 안타깝게도 국가적 개성도 없고 국민 행복지수도 바닥권인 나라가 되었죠.
또 개인들의 입장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도구들이 아직 우리 개인이 이용할 수준이 안 되었기 때문에 굳이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며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흐름에 늘 주시하는 것은 중요한 자세이지만 4차 산업혁명 자체가 유일한 길이고 미래 내 인생의 목적지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는 겁니다. 늘 주시하고 있다가 ‘아! 저거는 내가 이렇게 써먹을 수 있겠네!’를 캐취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그 대표적인 예가 우크라이나의 건축가 출신 파티쉐 디나라 카스코씨입니다. 그녀는 3D 프린터, 밀링 머신 등 4차 산업혁명 도구들을 이용해 아름다운 디저트를 만들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전 세계로부터 초청을 받아 쿠킹 클래스를 열고 있죠. 그녀는 과연 행복할까요? 저는 그녀가 행복할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서 4단계 존경에 대한 욕구와,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건축가 출신 파티쉐 디나라 카스코 : https://www.youtube.com/watch?v=Gj7q0IySsLg
지금까지의 제 이야기가 너무 과감한 주장인가요? 하지만 제 주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틀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어떡하면 새로운 미래에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여러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또 4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까, 아니면 4차 산업혁명 도구를 이용해 자아실현을 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