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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채널MyF 황준원 Apr 15. 2017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

『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기성세대


미래에 아이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인공지능과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어떤 유명 학자는 미래의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경쟁할 첫 번째 세대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더군요.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기술들이 기존의 일자리들을 대체해가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이 미래에 인공지능과 경쟁을 하고 있을까요?     


저는 미래에 인공지능과 경쟁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들이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또 그와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죠.


그런데 기존 일자리의 업무를 했던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바로 기성세대들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될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바로 새로운 세대들입니다. 즉,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자리 경쟁을 하게 될 사람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이라는 것이죠.     



아이들은 미래에 알아서 적응한다


물론 아이들도 변화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는 인공지능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암기, 계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미래 아이들에게 필요한 창의성, 상상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주지 못하죠. 이 부분은 분명 어른들이 힘을 써서 개선을 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관련글: 미래 아이들에게 필요한 5가지 능력 https://brunch.co.kr/@myf21/15


하지만 공교육이 그 변화에 맞춰 빠르게 바뀌어 가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겁니다. 입시제도가 아무리 문제라고 해도, 20살 이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직접 찾아 나서겠죠. 어릴 적부터 인터넷 검색이 생활화되어 있는 아이들은 자기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잘 찾아 나설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교육은 제가 학교를 다닐 때도 형편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자기 살길을 찾아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배우거나, 1인 가구에 맞는 사업을 시작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거나 해왔습니다. 젊은이들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니까요.     


관련글: 미래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https://brunch.co.kr/@myf21/34


또 아이들의 미래 취업을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화는 인구 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출산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70년대 신생아수는 100만 명, 87년 62만 명, 2015년에는 43만 9천 명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아이들은 취업난이 지금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출처: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2/24/0200000000AKR20160224091000002.HTML

   

실제로 인구 절벽을 먼저 경험한 일본의 경우 현재 젊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제라고 합니다. 일본의 대졸자 취업률은 97.3%로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라고 하죠. 물론 인공지능, 로봇 등에 의한 일자리 자동화가 얼마나 이루어질지가 변수가 되겠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기성세대들, 특히나 은퇴자들에 비해 일자리를 구하기 쉬울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가 있습니다.     


역시나 문제는 기성세대들인 것이죠. 특히나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700만 명이 은퇴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OECD 가입국 중에서도 노인빈곤율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보니 은퇴 후에도 집에서 놀고 있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일자리는 젊은 세대들이나 자동화 기술로 대체가 되지만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는 빠른 적응력과 컴퓨터 활용능력, 상당 시간의 교육을 요구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60세 이상 은퇴자들이 데이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겠죠?     


출처: KBS 명견만리 한 장면


그렇다고 고령 기성세대의 복지를 위해 재원을 지나치게 할애하거나 고령층 취업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준다고 했을 때는 국가재원 부족의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높은 세금을 내야 하는 젊은 세대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일은 본인들이 하고 세금은 노인들을 위해 쓴다며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죠. 즉, 고령의 기성세대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면 세대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747976.html


이렇듯 결국 미래의 위기는 새로운 세대들보다 기성세대들에게 더욱 심각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미리 준비를 하려고 노력하는 의식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들을 재교육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려는 정책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은퇴 후 30-40년을 살아가야 할 기성세대의 노후는 매우 불행해질 수가 있겠죠.     




학부모 스스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은퇴가 멀리 있는 30-40대 학부모라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도 역시나 100세 시대에 앞으로 40-50년의 세월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재교육을 끊임없이 받아야 하는 세대입니다. ‘제3의 물결’ 저자인 엘빈 토플러는 ‘21세기의 문맹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배운 것 잊어버리고 다시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의 학부모들 역시 아이들의 교육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본인들부터 새로운 미래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을 이어가야 할 ‘젊은이’들입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 아이가 미래에 잘 적응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학부모님들이 할 일은 분명합니다. 바로 본인들 스스로가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죠.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바로 엄마, 아빠가 평소에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미래를 대비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마찬가지인 거죠.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를 위한 미래교육’이라는 주제로 학부모 강연을 갈 때 항상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이들은 어차피 알아서 잘 적응하고 잘 클 겁니다. 우리들 걱정이나 하시죠.”     


아이들은 어차피 알아서
잘 적응하고 잘 클 겁니다.
우리들 걱정이나 하시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래에 젊은 세대들의 일자리 문제가 클까요? 기성세대들의 일자리 문제가 더 클까요? 물론 이 둘을 떨어뜨려 생각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소비와 세금이 줄어들어 기성세대들의 일자리에도 문제가 생기고, 기성세대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들의 부담이 커질 테니까요. 어차피 모든 세대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이 필요하고, 올바른 의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다만 제가 강조드리고 싶은 점은 미래 일자리에 대한 걱정을 할 때 너무 아이들의 교육과 변화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한국의 미래 일자리 문제에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사람들은 '기성세대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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