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사회가 달라짐에 따라서 필요한 능력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농업 시대와 산업화 시대에서는 한 개인이 단순히 경험이 많은 어른이나 상사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만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능력이었다면, 현대의 사회는 정해진 교육을 성실히 이수해 좋은 대학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어 주어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여겨진 것 같습니다. 결국 농업 사회부터 지금까지 인간에게 필요한 주요 능력은 육체노동이던 지식노동이던 ‘주어진 일을 성실히 처리하는 능력’이었다고 할 수 있고, 그중 대다수의 업무는 단순 반복이 차지하고 있었죠.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점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인간의 지식노동마저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있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이제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로봇 BEST 7: https://www.youtube.com/watch?v=22kt_5BONtI
또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점점 선진국화 되어감에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선진국이 이뤄놓은 것들을 빠르게 따라잡는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따라 한다고 하더라도 그 격차가 크지 않고, 언제까지 따라가는 전략에만 머무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하는 미래에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능력을 길러주어야 할까요?
#1. 호기심
미래를 위해 아이들이 반드시 길러야 할 첫 번째 능력은 바로 ‘끊임없는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이야 말로 모든 배움의 시작이자 도전의 시작이기 때문이죠. 특히나 앞으로의 세상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 가지 지식이나 대학에서 배운 한 가지 전공만으로 살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신 그 변화에 맞게 아이들이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하는 거죠. 그런데 만약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아이는 미래를 만들어가기보다는 단순히 다른 사람이 만든 트렌드를 뒤늦게 쫓아만 가는 삶을 살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지식이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개인이 호기심만 가진다면 얼마든지 인터넷의 무료 지식을 공부해서 무한으로 배울 수 있는 세상입니다. 더 이상 정보와 지식은 소수 엘리트 집단에게 독점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접근 가능한 열린 자원이 된 것이죠. 즉 호기심만 있다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고, 얼마든지 똑똑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요리, 운동법, 프로그래밍, 예술 등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수 있고, 그것을 배우고 실행하는 법까지 인터넷에 수많은 자료들을 무료로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00세 시대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봤을 때도 개인이 배움을 멈추고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그 사람이 단순히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이 호기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호기심이 미래 사회에 가장 기본이 되고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만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무한으로 배울 수 있는 세상입니다.
#2. 상상력
이제 그 호기심을 기본으로 아이가 자유롭게 상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의 세상은 인류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죠. 과거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나의 미래가 내 아버지, 내 할아버지가 살아온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자동화, 고령화, 저성장, 환경오염 등의 변수가 섞여 인류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기 때문에 예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때 필요한 역량이 바로 ‘상상력’인 거죠.
이 상상력을 위해서는 특히나 ‘생각의 성실함’이 중요한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다음, 그다음의 일들을 계속 상상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 육체노동이 중요하던 시절 몸의 성실함이 중요했다면 미래에는 점점 남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상상해내는 생각의 성실함이 중요해지는 겁니다.
사실 아이들은 누구나 상상력이 풍부하죠. 저는 청소년 강연을 다니며 3D 프린터나 드론, VR 등을 이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많이 합니다. 아이들의 대답은 때론 너무나 기발해서 놀라울 정도죠. 그리고 너도나도 손을 들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상상력과 적극적 의견 발표는 중학교까지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아이들이 진지하게 대학입시에 집중을 하게 되면서 상상하는 재미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상상이란 것이 사치가 되는 거죠. 질문을 하더라도 손을 들고 대답하는 사람의 숫자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괜히 이상한 소리를 했다가는 헛소리를 한다며 주변 친구들로부터 창피를 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후 대학생이 되건 직장이 되건 더 이상 사람들은 자신이 상상한 재미난 의견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습니다. 어릴 적 그렇게 풍부하던 상상력이 나이를 먹고 교육을 받을수록 점차 거세되는 거죠. 과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미래에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거세시킨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3.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그 상상한 것들을 단지 머릿속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행을 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역량이 바로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사실 아이디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이죠.
보통 도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굉장히 귀중하게 여깁니다. 사업을 하거나 무언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것이란 불안감에 시달리는데, 일단 남들이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본인이 먼저 시작을 하더라도 어차피 곧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경쟁자가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굳이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속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해결했는가가 그 사람의 능력을, 혹은 기업이라면 그 기업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현재 교육의 중심인 암기와 계산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아이들이 살아가는 평생 동안 도움을 줄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청소년 시절 어른들의 안전망 안에 있을 때 연습을 해야 할 능력이기도 하죠. 20살이 될 때까지 어떠한 도전도 해보지 않은 아이가 갑자기 사업을 한다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소년 시절 어른들의 도움 하에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직접 해보고 도전해본다면 성인이 됐을 때 청소년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현명하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교육은 점차 직접 무언가 프로젝트를 아이들이 직접 진행해보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법을 배우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교사들로부터 일방적 주입식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직접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아이들이 디자인, 기획, 기계공학 등의 지식을 배울 수가 있고, 직접 카페를 경영해보자는 프로젝트에는 경영, 요리, 계산 등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식입니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현재 실험 중인 교육이며, 이러한 PBL 교육을 바탕으로 한 대안교육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구글의 전 직원이었던 맥스밴틸라가 공동 창업한 ‘알트 스쿨(Altschool)’이라는 교육 스타트업은 적은 학생 수와 프로젝트 기반 수업,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미래에 필요한 교육들을 총망라해 페이스북 등으로부터 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렇게 PBL 교육을 진행한다면 그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할 겁니다. 발표회부터 시작해서 3D 프린터를 이용한 사물인터넷 만들기, 영상 제작, 뮤지컬 제작하기, 애플리케이션 개발, 1일 식당 오픈 등 실제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을 찾고 장래의 꿈을 구체화시켜나갈 수 있겠죠.
알트 스쿨: https://www.youtube.com/watch?v=wFTDAt9myrI
#4. 창의성
그리고 이렇게 문제를 멋지게 해결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능력인데, 이 창의성이야말로 앞으로 아이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장 잘하는 것은 계산, 데이터 검색, 분석을 통한 예측인데, 이것은 이미 나와 있는 데이터들을 토대로 재구성된 통계 값일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기존 사례가 없는 새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정립된 사람의 활동들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그 업무를 대체해가겠지만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고 기획하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며, 아이들이 미래 직업을 가질 때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성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상상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정 속에서 기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양한 독서와 토론, 그리고 놀이와 예술 활동도 도움을 줄 수 있겠죠. 특히나 놀이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창의성이 즐거움이란 양분을 토대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인내와 자기극복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 즐겁게 활동을 하는 동안 그 과정 속에서 즐겁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창의성을 키워 주어야 하겠죠. 더 이상 놀이가 사치가 아닌 필수인 시대가 오는 겁니다.
미래에 놀이란 사치가 아닌 필수입니다.
#5. 공감능력
마지막 중요한 역량은 ‘공감능력’입니다. 이 공감능력은 맹자가 말한 ‘사단‘과도 닮아있습니다. 남을 측은하게 여길 줄 알고(측은지심), 잘못을 부끄러워하고(수오지심), 양보하고(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능력(시비지심)은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능력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앞으로의 미래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연결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사건이 조용히 은폐되기 비교적 쉬웠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소셜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회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고 누구나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사회에 ‘평판’이란 요소는 개인과 기업,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만약 개인이 공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의 이익을 위한 다소 이기적인 행동을 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앞으로의 세상은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대기업의 시대라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협력을 하는 ‘콜라보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세상의 변화가 워낙에 빠르게 진행이 되다 보니 조직이 컸을 때 그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대신 작은 조직이 각자의 능력을 토대로 협력을 통해 그때그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서로가 상대를 이해하고 공통의 목표를 위해 양보를 할 필요도 있는데, 만약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되겠죠.
그 밖에도 세계화가 더욱 급속도로 진행이 되면서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그 문화가 서로 융합되며, 세계가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능력은 미래 아이들이 길러야 할 기본적인 소양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만약 지금처럼 경쟁시스템 속에서 아이들이 협력이 아니라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경쟁하는 능력만을 기르게 된다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미래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호기심,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공감능력은 안타깝게도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서 기르기 힘든 능력들입니다.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비를 해주는 교육 기관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교육은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인 것일까요?
문제는 이러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교사가 필요하다는 점인데,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가 창의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면서도 교육적 효과까지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겠죠.
하지만 바로 이 부분이 어른들이 할 일이고, 교육자가 할 일이 아닐까요? 교육자는 단순히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기존의 교육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자는 기존 방식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교육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변화가 없다는 것은 이미 교사의 자격이 없다는 말입니다.
창의교육을 위해서는 창의적 교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