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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채널MyF 황준원 Feb 27. 2017

미래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

미래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코딩, 3D 프린터 교육은 미래교육인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해서 최근 교육의 변화가 더욱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지금의 암기, 주입식 교육으로는 아이들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에는 다양한 진로적성 프로그램에 추가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3D 프린터, 드론, 로봇, VR 교육 같은 미래기술 교육이 학교 교육 현장에 점점 스며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코딩 교육, 3D 프린터 교육, 드론 교육 같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진행한다고 이것을 미래대비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보통 현재의 미래기술 체험교육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잠깐 체험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 교육의 경우 아이들이 간단한 도형을 붙여 자신만의 물체를 컴퓨터로 디자인하고 그것을 3D 프린터로 뽑아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교육이 많이 진행이 되죠. 드론 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한 드론을 조립하거나 드론을 날려보며 드론을 잠깐 체험하는 수준의 교육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 도구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일은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유는 도구를 사용하는 법은 알려주더라도 현재의 학교 교육과 아이들의 실생활에서는 그 도구를 사용할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용할 일이 없는 도구는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도구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 영어로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일겁니다. 하지만 현재의 학교 영어 교육은 문법과 교과서 지문 외우기 등 영어교육 그 자체에만 집중을 하지 아이들이 실제로 영어를 구사하며 대화할 기회를 거의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평소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아이들이 학원까지 다니며 그렇게 죽기 살기로 영어를 외우고 공부하는 데에 의미가 있을까요?    

 

수학은 어떻습니까?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수를 이용해 세계를 이해하고 다양한 곳에 활용하기 위해서 일겁니다. 하지만 현재의 학교 수학 교육은 그저 문제의 정답을 얼마나 정확히 맞히는 데에 멈추고 있죠. 다른 과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 입시제도의 폐해이죠.     




만약에 지금의 교육 방식 그대로 아이들에게 3D 프린터, 드론, 로봇, 코딩을 가르치면 무슨 결과가 펼쳐질까요? 학교에서 배우라고 하니까, 점수에 반영된다고 하니까 그 미래기술 자체를 배우고 시키는 대로 따르는 데에만 충실할 뿐, 아이들을 그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할 겁니다. 활용하지도 않을 도구를 가르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그것을 아이들의 미래대비를 위한 미래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JTBC 뉴스룸



활용할 일 없는 도구를 가르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미래교육은 무엇인가?     


미래교육이라고 너무 코딩, 3D 프린터, 드론, VR 등 미래기술만 떠올려서는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도구들은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수많은 도구들 중의 하나일 뿐이니까요.      


누군가 자신만의 색다른 컵을 만들고자 할 때, 어떤 사람은 흙을 물레 위에 놓고 돌려가며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나무를 깎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3D 프린터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각각의 결과물은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방식을 사용한다고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죠.      



그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미래교육은 지금처럼 어른들의 지식을 그대로 암기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통해 무언가를 직접 실행해보고 그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가는 것이 미래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실행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가는 것이 미래교육


과거에는 지식을 배울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학교나 책에 의지해야만 했죠. 그리고 그 지식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수없이 반복하고 테스트를 보며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지식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더 이상 누군가 지식을 알려줄 필요도, 그 지식을 지나치게 암기할 필요도 없어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아이들이 궁금한 내용은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찾고 익힐 수 있도록 선생님과 부모님은 서포트만 해주면 됩니다. 대신 아이들은 함께 모여 그러한 지식과 세상의 도구들을 이용해 무언가를 스스로 직접 해보고 결과를 내는 것을 연습해야겠죠. 이러한 교육을 프로젝트 중심 교육, PBL(Project Based Learning)이라고 합니다. 현재 미래의 교육이라고 관심을 받으며 유럽, 미국 각 국에서 실행되고 있죠.     


PBL 교육을 진행 중인 Alt 스쿨:  https://www.youtube.com/watch?v=wFTDAt9myrI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에서 선생님과 부모님은 어떤 것을 준비해주어야 할까요? 만약 아이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하도록 하고 싶다면, 3D 프린터 활용법을 가르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교육 커리큘럼에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유용할만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독특한 모양의 쿠키를 만들어 보자는 수업을 진행해서, 3D 프린터로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쿠키틀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어른들은 판을 깔아주는 것이죠. 물론 반드시 3D 프린터만 활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친구는 손으로 만들 수도, 어떤 친구는 다른 도구를 사용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바로 이러한 다양한 상상의 과정에서 아이들의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낼 수 있을 겁니다. 미래교육이라고 미래기술 도구에만 집착할 이유는 없겠죠.      


3D프린터로 출력한 쿠키커터


코딩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스크래치와 같은 간단한 코딩 프로그램과 코딩 로봇으로 교육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는 것이죠. 예를 학교 닭장에 달걀을 누군가 자꾸 훔쳐가는데 이것을 감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보자는 미션을 주는 겁니다. 그랬을 때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짜서 누군가 가까이 오면 소리가 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 수가 있겠죠. 물론 이 경우에도 사람이 직접 감시를 하는 방법, 감시카메라를 사서 다는 방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유도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겁니다. 미래기술은 새로운 도구일 뿐 미래교육의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선생님과 어른들은 이러한 배움의 장을 만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서포트를 해주면 됩니다. 지식은 아이들이 인터넷과 책 등을 이용해 스스로 찾고 스스로 배우도록 해야겠죠. 검색만 하면 나오는 지식까지 아이들에게 떠먹여 줄 필요도 없고, 아이들이 반드시 암기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블럭을 이용한 코딩프로그램 '스크래치'


이처럼 미래교육은 단순히 미래기술 도구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너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적 틀에 갇혀 도구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미래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겁니다. 미래교육이란 아이들이 스스로 지식을 검색하고 익히며, 기존의 도구, 그리고 새로운 도구들을 활용해 자신이 스스로 실행하고 협동하고 실패하며 그 과정에서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우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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