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다

by 아구 aGu


편지는 참 신기하다. 글이라는 게 쓰다 보면 문장과 생각에 살이 붙기 마련인데, 편지는 좀 더 쉽게 손이 움직인다. 글을 읽어줄 사람이 분명하고, 누군가를 생각하며 쓰기 때문에 그런 걸까.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어 내서 그런 걸까. 내면의 감정이 솔직한 문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모두에게 하는 말이 아닌, 너에게 하는 말이라 더 그렇겠지. 대개 편지는 사랑의 마음으로 쓰게 되니까.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700여 통이 넘는 편지를 남긴 영혼의 화가 고흐!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만 668통으로 엄청난 양이다. 그림을 사랑하는 만큼 테오를 사랑하는 고흐의 마음이 참 절절하다. 물론, 생계와 그림을 위해 돈과 재료를 보내주는 후원자이자 화상인 동생이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었겠지만! 고흐에게 테오는 어떤 존재였을까? 테오가 없었다면 고흐는 없었겠지. 위대한 동반자 관계. BTS - 방시혁 같은. 앙리 - 베르캄프 같은. 태진아 - 송대관 같은... 응??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외롭고 지난하다. 가끔 즐거운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완성은 고통을 수반하는 노동이다.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예술가의 고뇌와 고독. 그럼에도 짧은 기간 800점 이상의 유화와 700점 이상의 데생을 그린 남자. 그림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열정, 그림이 전부였던 남자. 한 남자의 편지와 생애에서 공감하고 감동하고 위안 받는다. 그는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니까.


며칠 전, 오랜만에 손 편지를 적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일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아날로그 감성과 정성에서 오는 따뜻한 그 마음.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를 그 마음. 모두 사랑받고 사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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