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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김밥 Jun 20. 2019

'윤지오로 장자연을 지우지 말라'고?(2)

김민문정 글 유감


[전 글에서 계속]


‘10년 전의 기억’을 정확히 끄집어내어 조선일보를 난처하게 만든 인물은, 『심의결과』에서 조□□으로 등장하는, 전 경기청장 조현오다. 『심의결과』의 내용 중 일부다.    


“전 경기청장 조□□는 조사단 면담에서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 이□□이 자신을 찾아와 방AA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 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하며 자신을 협박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사실인 것으로 인정됨"


조현오와 윤지오


왜 이 진술은 ‘사실인 것으로 인정’될 수 있었을까. ‘당시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고’, 여러 정황이 맞아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현오는 작년에도 같은 내용을 PD수첩에 인터뷰했다. 구체적이며, 일관성이 있다. 정황도 맞아 들어가니 ‘10년 전의 대화’도 ‘사실 인정’이 되는 것이다.  


2018년 8월에 방영된 MBC PD수첩. 조현오를 인터뷰하고 있다. 진상조사단에서의 진술과 내용이 일치하며, 구체적이다.

   

MB정부 시절, 승승장구하며 노무현에 대한 막말을 일삼았던 그가 오히려 조선일보를 곤란하게 만들었다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결국, 윤지오의 증언의 일관성과 신빙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마지막이다.     


핵심 증인에 대한 도덕적 손상은 결국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데 악용된다


맞는 말이다. 나 또한 윤지오가 ‘욕을 잘한다’거나, ‘돈을 밝힌다’는 등의 비난은 옳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논란들은 그 전개과정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성접대 사건’에 터무니없는 국회의원의 이름을 거론했다가 다시 번복했는데, 비판하면 안 되는가? 아무 관련 없는 정치인의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일인데?


후원내역과 사용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조차 하지 않고, 후원금 반환 요청 또한 묵살하고 있는데 이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신변의 위협 또한 실체가 없음이 확인되었는데, 신변의 위협을 명목으로 이례적인 경비를 지원받고, 후원금을 모집했는데도 침묵해야 하는가? ‘장자연 사건’의 진위를 밝히자고, 이 사태들에 대해 가만히 있어야 하냐는 말이다.


그들을 압박하지 말라고?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국회의원들을 압박하지 말라’고? 그들이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무엇을 했는가? 이 모임을 주도한 한 의원은 ‘그 모임은 그때 말로만 그랬다’고 밝혔다. 아무것도 안 했고, 지금은 다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왜 기초적인 검증도 하지 않았냐’고 압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

     

안민석 의원의 해명. "그 모임은 그때 말로만 그랬다"(출처 : 채널A - 뉴스A)


'윤지오로 장자연을 지우지 말라'?


‘윤지오로 장자연을 지우지 말라’고?


윤지오가      


1. 자신이 정확히 기억하고, 알고 있는 것만 증언했더라면, (술자리에서의 성추행)

2. 정확하지 않은 추정, 기억에 의지해 설익은 발언들을 쏟아내지만 않았더라면,

3. 그녀에게 쏟아진 후원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더라면,

4. 자신에 대한 신변의 위협을 과장하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의 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발생했다 하더라도, 한 순간의 해프닝으로 끌날 만한 규모였을 것이다.     


장자연 사건을 ‘윤지오 사건’으로 키워서 덮은 것은 (물론 '공'도 있지만) 윤지오이며, 성급하게 숟가락을 얹은 국회의원들이며, 그녀의 주장을 검증 없이 받아 적기에만 바빴던 언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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