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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Sep 15. 2020

부산예고 카레를 들으며

전 국민을 중독시킨 카레의 맛 

오늘 점심을 포함하여 올해 카레라이스를 먹은 횟수가 서너 번은 되는 거 같다. 그런데 이 카레를 먹을 때마다 아마 노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노라조의 카레가 바로 떠오르실 것이라 짐작된다. 

사실 나 같은 경우는 거꾸로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전공이 클래식 음악 쪽인지라 대중음악에 그다지 관심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 있어도 극소수의 아티스트들을 좋아하는 경향이다.

그런데 6년 전 친구가 공유한 한 영상이 나를 신세계로 인도하였다. 제목은 "부산예고 카레." 고등학교 시절 합창반과 대학교 시절 성가대에서 소프라노를 담당하여 합창에도 나름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러고 나서 노라조를 알게 되었고 한동안 잊혀가는 하나의 추억으로만 묻을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 터지면서 집에 있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고 덩달아 우울함, 절망 등도 함께 찾아오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추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들을 미친 듯이 다시 찾아 듣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카레라는 이 노래도 다시 부상하게 되었다. 작년까지는 안 그랬는데 올해 들어와서 카레를 먹을 때마다 이 노래가 생각나서 미소를 절로 짓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다시 듣는 부산예고 카레. 후렴부의 소프라노에 소름이 돋았고 웃긴 노래를 예술로 잘 승화시켰다는 점에서도 과연 몇 세대에 걸쳐 전설로 희자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본 영상 감상하기: https://youtu.be/Y56A60aCbn4)


그밖에 노래를 들으면서 느낀 점들을 쓰면 스포가 되므로 직접 보시길 추천드린다. (그리고 댓글들도 은근 재미있음) 조회수가 노라조 뮤직 비디오의 곱인 걸로 아는데 이런 걸 부고 바로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하는 거 같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교회 성가대도 all-stop 된 상태인데 이 공허함과 외로움을 부산예고 카레가 잘 달래 준거 같아 조금의 위안을 얻어본다. 합창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6년 전 영상이니만큼 영상 속 학생들이 이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고 사회에 잘 적응해나가는 멋진 예술인들로 거듭나길 응원해본다. 


추신 1: 집에 아무도 없는 날 이거 틀어놓고 발성연습 겸 목 좀 트이게 소프라노로 함 내지를까 생각 중. ㅋ

추신 2: 여고에서 합창반 해서 대회도 나가고 강당에서 춤 연습도 하고 음악실에 설치된 노래방으로 동기와 선후배들이랑 논 게 문득 생각난다. 우리 지역에서 라이벌인 J여고를 제치고 우리가 1등 하는 게 목표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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