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아니 특이한 고등학생

by 빌런 사냥꾼

나는 이채린.

평범한 중학생으로 살다가 조금 특별한 고등학생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특별이 아니라, 특이한 걸 수도 있다.


우리 할머니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자장가처럼 할머니는 자신의 손을 통해 마음 아픈 사람들을 치유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였다. 그러면 그날 밤, 사람들은 진짜 같은 꿈을 꾼다. 꿈은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기도 하고 정신 번쩍 들게 호통치기도 한다. 할머니 같은 사람들은 꿈을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 할머니는 고운 심성답게 밝은 꿈을 선물했다.


나는 할머니보다는 마음이 곱지 않은 거 같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을 때, 할머니는 피해자를 위로하길 바랐지만, 나는 가해자에게 벌을 주는 것을 선택했다.


위로는 내 전공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친구가 슬퍼서 울면, 나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멀뚱멀뚱 서 있는 병풍 1 역할을 했다. 다른 애들은 울고 있는 아이를 말과 행동으로 안아준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그들 뒤에 서서 오른쪽 엄지손톱으로 왼쪽 엄지손톱을 뜯으며 초조해한다. 속으로는 '내가 너 울게 만든 사람 찾아서 꼭 혼내줄게.' 다짐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한다.


할머니에게 능력을 전수받은 날, 나의 계획을 할머니에게 알려드렸다. 할머니는 설핏 당황한 기색을 내보였지만, 웃으며 잘해보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울 아가랑 할미 방식이 다를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닌대요, 할머니. 난 혼내주는 건데?"

"그런가? 아닌데. 이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

"그리고 채린아. 이 일을 하는 게 너무 외로우면 같은 일을 하는 친구들을 찾아봐. 짐이 훨씬 가벼워질 거야, 덜 외로울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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