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대학 학부 시절에 철학을 복수 전공하여 공부했었다. 현대철학의 주요한 난제들을 푸는 학자는 되지 않았지만, 나 개인의 삶에 중요한 시점과 여러 갈래의 길 위에서 인생의 결과 질을 결정하는 업을 실천-행동하고 계속 이어 가는 선택을 하는 데에 나의 철학적인 자질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요구가 아니라 내 내부에서 촉발된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라는 재능에 귀를 기울이고 성실하게 재능을 길러 직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또한 내 고유한 본질은 지키면서 음악에 대한 기호가 혁신적으로 변화하였고 그 변화한 성정으로 인해 다른 글과 다른 그림을 쓰고 그리게 됬다. 오랜 시간 변화해온 것도 있고 단시간 내에 변화한 것도 있다.
어제는 내가 존경하는 뮤지션 박재범님의 인터뷰를 듣다가, "돈만 벌고 사람 버리는 것 싫어요" 라는 말에 당황했다. 물론 나는 돈만 벌고 사람을 버리는 사람은 아닌데, 찔려서가 아니라, 사람은 모두 지적인 부분과 평면적이고 납작한 부분이 다르구나 싶었다. 나는 친구들로부터 돈을 벌어본 적도 없고, 또 나는 나를 상처주고 찌르는 사람과는 절연하는 스타일이다. 재범님은 운이 좋아 아직 그런 경험이 없었던 것 같다. 지구에 팔십억명이 살고 있다면 팔십억명의 모두 각자의 인생이 다른데, 재범님이 너무 납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팬으로서 걱정됬다. 물론 단순한 사고방식도 무언가를 밀고나가야 할때는 도움이 된다.
곰곰 생각해 보건데, 나는 앞으로 내 미래를 그려본다면, 나와 내인생이 제일 소중하고, 배우자와 만들 가정이 제일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큰 사업을 하는 사업가도 아니고, 단지 작가이고 아내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타인의 사정이 불쌍하다고 내 가족을 넘어서 도와줄 의향은 없다. 나는 내가 불쌍하고 안쓰럽다. 내가 선행을 계속 하고 싶다면 기부나 후원이라는 방식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요 며칠 Jay-Z의 데뷔앨범을 줄곧 듣고 있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리볼버 방아쇠 안에서 총알이 돌아가는 소리. 거리의 남자들의 웃음소리, 총을 쏘지 않으면 안되는 생리의 삶. 이런 남성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비욘세 생각도 잠깐 했다. 이 부부는 서로의 심연을 얼만큼 이해하고 있을까.
좋았던 제목은 Politics As Usual. 일상으로서의 정치, 같은 느낌. Brooklyn's Finest. 거친 인생과 최고의 것에 대한 집착. Dead Presidents 2. 내 생각엔 아프리칸아메리칸들에 대한 찬사.
옛날에는 착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경험을 겪어보고,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고, 가치관이 이동하고, 세상이라는 구조 혹은 무대 위에서 무엇이 더 이기는 행동인지 생각해보니, 되갚아주거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이를 밟는 것도 좋다고 느꼈다. 나쁜, 특정상황에서 나쁘게 행동하는 존재들. 그들의 존재방식을 이해했고 존중합니다. (내 편이라면)
힙합이든 코미디이든, 반항과 공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가 Power를 가진, 누군가를 무언가를 소유한 주인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룹에 속한 사람은 아니고 개인이고 아티스트인데, 어떤 리더들을 바라보면 배우는게 많고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점들은 취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는가? 개인의 재능이 월등한데 노력까지 더해서 한 장르의 최고인. 그런데 이제 세상에 좋은 것을 기여하고 싶은 선한 영혼과, 경쟁과 싸움을 마다 않는 호전적인 정신을 지녔고, 여러가지 다른 재능의 소유자들에게 적재적소에 기회를 주는 안목과 냉철한 너그러움, 자기 자신과 그룹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고민하는,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그런 사람이 리더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