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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경 Nov 10. 2024

저기요

이번 달이 제 생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오렌지색 후디 입고 셀피를 찍어보았다. 11월은 무척 쓸쓸한 계절이지만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다. 올 한해는 특별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남자도 생겼었고 에세이와 소설들도 꾸준히 이어써왔다. 오늘은 단짝친구랑 만나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좋은 대화도 많이 했다. 집에 돌아와 내 방 작은 책상에서 일기를 쓰려고 하는데, 우울감이 밀려온다. 아마도 짝사랑했었던 남자분에 대한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좋아하는 홍콩요리 가게인 장만옥에서 정은이를 만났다. 즐거운 대화도 많이 하고 오랜만에 친구를 봐서 기뻤다. 












을지로를 걷다가 친구 정은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내가 선물한 조약돌 목걸이와 하트 키링을 하고 나온 나의 소중한 친구 정은! 나는 얼굴이 예쁜 편은 아니지만 얼굴이 예쁜 사람 좋아하는데.. 정은이가 외모지상주의를 싫어해서 머쓱해졌다. 


나는 11월 16일 일요일에 태어났다. 우연히 들른 스티커사진 가게에서 정은이랑 우정사진을 찍었는데 해피버스데이 프레임을 설정했다. 표정들이 귀여워서 너무 마음에 든다. 나를 바라보는 정은이의 눈길이 따뜻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을지로에서 종로 세운상가까지 걸으면서 대학시절 동아리 사람들에 대한 대화와, 수연이와 나와 정은이가 함께 한 속초여행 이야기, 요즘 유행하는 대중문화와 힙스터 문화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볍게 흩날리며 걸었다. 시애언니가 보고 싶다.

대학때 선배들 동기들 후배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 같은데 그마저도 일년에 한두번인게 마음에 든다. 다들 잘 살겠거니 하고 각자도생. 나도 만나서 과거 얘기만 되풀이 하고 그런 게 싫다. 사람은 현재를 살고 미래를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섞이면서 더 다채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인생의 여정 위에서 지성과 감수성의 레벨이 낮거나 마음의 그릇이 좁고 옹졸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럴 때면 어느 정도 나와 대화가 통했던 옛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나는 너를 알고 너는 나를 알았던 사람들... 이렇게 되면 내가 사람을 되게 따지는 것 같은데,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나를 찌르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 좋은 걸. 내 것을 훔치려 하거나 내게 해꼬지 하는 사람들이 무서워. 타고난 본성이 착하고 여리고 순한 편이다. 엄마도 나를 수월하게 길렀다. 그래도 요즘 찍는 셀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조금 강해진 것도 같고 많이 변하고 성장해서 다행이다. 나는 나를 지킬 수 있다. 



나는 미국문화를 사랑하는데 그 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그림을 한게 그리려 한다.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노트에 정리해보다. 

정은이는 서울과 미국 그리고 북유럽, 대만에서 살아서 내가 생각할 때엔 정말 가진게 많은 친구다. 마음도 곱고... 나중에 내 그림 포트폴리오도 보여주고 피드백 받고 싶어라.


일기를 겨우 마쳤다.

짝사랑 했던 남자분이 한달전 내게 한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어 마음이 너무 힘들다. 오해나 착각에서 나온 행동인가? 어쨌든 그 분은 내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 나는 그에게 오래 시간과 마음을 줬는데.. 

그 분과 우정이나 일로나마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내가 초라하고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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