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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디 입학생이 된다

2026년에 드디어

by YJ Anne

드디어 내년에 우리 2호도 킨디에 입학한다.

호주는 유치원 1년 과정이 정교육에 포함되어 있어서 1학년 전에 킨더가든 과정부터 학교에 입학한다.

아기아기 했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킨디 입학이라니.

1호가 입학할 때는 동생이 있는 형아라 그래서였을까? 왠지 듬직했다.

물론 아이가 두려워하지 않고 큰 학교에 다니는 형아가 된다는 마음에 부풀어 아주 신나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반면에 2호는 이렇게 아직도 아기인데 어떻게 학교에 다니지? 하며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크다. 역시 막내라 그런가 보다.


학교에 입학 신청을 끝내고 드디어 지난주에 첫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3주간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은 매주 수요일 아침 9시 15분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아직 엄마 아빠와 떨어지기 힘든 아이들이 학교에 겁먹지 않고 미리 경험하고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시간이다.

2호는 그날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부터 걸음걸이 속도가 달랐다.

평소 프리스쿨(일명 큰 유치원)에 가는 발걸음은 사박사박 이다. 큰 모래놀이를 실컷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적응하고 나서는 갈 때마다 걸음걸이에 신나는 마음이 실려있다.

반면 큰 학교에 간다고 긴장한 지난 수요일은 마치 중력의 영향을 3배는 더 받은 것처럼 발걸음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주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디며 걷는 아이의 모습에는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면 바로 건너편에 아이가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이 있다. 아이는 학교 정문에서 나를 쳐다봤다. 프리스쿨로 가면 안 되겠냐고.

물론 나는 한껏 웃으며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땅에 붙은 발걸음을 학교 안으로 이끌었다.

접수처에서 체크하고 받은 이름표를 윗옷에 붙인 채 내 손을 꼭 잡고 교실로 향하는데 누군가 우리를 막아섰다.


우리 현명한 선생님들께서 고학년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아이의 앞에 환하게 웃고 있는 5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이 있었다.

예쁜 누나가 2호의 티셔츠에 붙은 이름을 보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내 손잡고 같이 들어갈까? 하니까 2호는 입이 귀에 걸려서 누나를 따라 들어갔다. 엄마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아이와 빠빠이 인사를 못 했다는 아쉬움은 1도 없이, 그 학생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10시 반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는 자기가 완성한 미술작품을 들고 나를 보자마자 신이 나서 말했다. 너무 재밌었다고. 또 오고 싶다고.


그 안에서 나는 수많은 선생님들과 도움을 준 학생들의 노고를 읽었다. 그 노고가 없었다면 내 아이는 몹시도 긴장된 오늘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없었을 테니까.

이번 주에도 또 가야 하는데 이제 걱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잘 해낸다는 것을 아니까.


학부모가 되니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음이 내가 인생에 한 레벨을 더 올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긴장하는 아이를 보내야 하는 모든 학부모님들 힘내시라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이곳에 살포시 적어본다!!!

26.10.2025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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