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며칠 앞둔 12월 27일, 아파치 헬기의 편대 전술비행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촬영에는 아파치 헬기의 멋진 비행 모습을 통해 육군의 조국수호 결의를 다짐하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미가 담겨있었는데요, 새해에 언론에 릴리즈될 예정이다 보니 아파치 헬기와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함께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모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 비행장이 있는 이천으로 달렸습니다. 평소보다 도착시간에 좀 더 여유를 두고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던 건 7시 15분 정각에 맞춰 이륙할 헬기를 반드시 타야만 했거든요. 아직 어둠이 체 가시지 않은 계류장에 도착하니 일행을 태울 UH-60 헬기가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이날 일출시간은 7시 45분... 6시 45분에 엔진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헬기는 7시가 넘어 힘껏 땅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올랐습니다. 이날 촬영장소는 팔당댐과 서종대교를 오가는 용문산 일대였습니다. 하늘에서 어둠이 걷히며 마치 물에 물감을 탄 듯 부드럽게 변하는 색감의 변화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시 후 6대의 아파치 헬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촬영 때문에 가까이서도 보고 직접 타보기도 했던 아파치 헬기이지만 이날 따라 왜 그렇게 반갑던지요? 사전에 합의한 대로 남한강을 기준으로 아파치 헬기는 오른쪽에서, 제가 탄 촬영기인 UH-60 헬기는 왼쪽에서 각각 분리된 상태로 비행하며 촬영을 위한 조율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편대비행하는 아파치 헬기를 향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아피치 헬기와 찰영기의 높이와 거리는 현장에서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 상태로 무전을 통해 조율된 상태였습니다. 태양의 위치, 아파치 헬기의 속도와 동선 등 크고 작은 변수를 고려하며 와이드와 클로즈업 사진 등 최대한 다양한 컷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일출에 맞춰 촬영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허락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거든요.
태양이 완전히 떠오르는 순간, 카메라에 담기는 결과물의 색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촬영은 그 전에 마무리되어야만 했습니다. 길지 않았던 시간이었지만 긴장하며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던 촬영이기도 했습니다. 한번 더~ 라는 게 용납되지 않는 무조건 한 번에~ 끝내야만 하는 촬영이었으니깐요.
촬영을 끝내고 결과물이 잘 담긴 걸 확인하고 나니 긴장이 풀리면서 장난기(?)가 발동되더군요. 헬기 안에서 셀카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닐테니깐요. 8시 30분, 이천 기지로 돌아와서는 따뜻한 국밥으로 다시 아침을 맞았습니다. 아파치 헬기와 일출이 선사한 콜라보 에너지 덕분인지 유독 상쾌한 기분이 들더군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태양을 등지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아파치 헬기를 한번 담아보고 싶네요. 안전상의 이유로 이런 그림이 가능할런지는 고려해 봐야겠지만 좀 더 근사한 피사체를 담고 싶은 건 카메라를 든 사람의 공통적인 욕심일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