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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Nov 30. 2023

애연가의 에티켓


"이게 무슨 냄새니? 뭔가 타는 것 같은데" 엄마의 말에 태연히 티비를 보던 학생은 묵묵부답. 그런데 격앙된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방으로 뛰어갔단다.

"휴지가져 와!"  

말이 짧아졌다는 건. 뭔가 터지기 직전의 상황이라는 것을 아니까. 

"이거 뭐니?.똑바로 얘기해"

"저 아니예요  엄마.  불씨가 살아 있잖아요!"


아들의 말에 엄마도 이성을 찾는다. 거실에 누워  영화만 본다고 얘기한  좀전 상황을 모를리 없다. 

"잠깐 만요. 이거  증거사진 만들어  신고해야 되요. 범인 잡아야죠"


불씨가 살아있는 담배꽁초는 샷시를 그을려 연기와 고약한 냄새를 만들고 있었다. 범인으로 몰릴 뻔한 아들은 담배 꽁초의 불을 끄고 증거사진을 확보했다. 방충망이 열려진 상태였는데 창문샷시  레일 위로 떨어졌다는 건 위에서 누군가가 버렸다는 걸 말해 주니까. 


엄마가 전화 하셨다던데. 그 담배예요. 진짜 큰일날 뻔 했어요. 아직도 방안에 매쾌한 냄새가 나요. 경찰에 신고하고 싶은데  관리실에 갖다드리라니까 가져온거예요.  방송이든 뭐든 해서  경고해주세요  


학생이 두고간 담배를 바라본다. 테이블 위에 놓인 꽁초는 애연가의 사랑을 받던 시절이 그립겠지. 그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었다고 자부했을 것이다  허나 지금은  조용한 밤의 휴식을 깨뜨린 주범이며 오해의 싹을 튀울 뻔한 훼방꾼으로  처분만을 기다리는 신세다 .


늦은 밤 . 투척된 담배는 불씨가 살아 있어 화단으로 떨어졌다면 화재로 이어졌을 것이다. 다행히 집에 있던 입주민이 담배꽁초의 불을 꺼 화재를 막았다. 


해당동 창문이 있는  화단을 살폈다. 사진속에서 본 담배꽁초가 몇개 떨어져 있었다, 흔한 담배가 아니다. 손잡이 부분에 자기 이름을 크게 써붙이고 있었다.  외곽아저씨 말씀으론 항상 그 담배가 떨어져 있단다. 그렇다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번 방에서 밖으로 투척된 담배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담배꽁초 사진을 넣어 재발 방지를 위한 안내문을 부착하였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작은 불씨는 큰 화재로 이어지니 . 불미스러운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흡연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연아파트로 지정하자는  얘기도 있지만 세대안에서 피는 흡연의 권리까진 막을 수  없다. 다만  애연가들의  에티켓에  호소할 뿐이다.  이웃을 위한 작은 배려를  갖으시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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