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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만의한국사 Aug 31. 2021

서울에 무령왕릉을 만들었다고?

집배원 부의 첫 인터뷰, 그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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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만의한국사편지의 실물 편지가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에 함께 전시 됐다는 소식, 뉴스레터로 전해드렸는데요. 백제 무령왕릉에 자신의 이야기를 덧대 재현한 전시회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이를 기획한 도해치 팀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이들은 어쩌다 합정 지하 벙커(에이벙커 갤러리)에  무령왕릉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8월 K-맛멋 딜리버리에서는 '콜렉티브 도해치' 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 전경


'EVER AFTER: 무령왕릉'은 어떤 전시인가요?


도연희 이번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는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프로젝트의 세 번째 유물인 무령왕릉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장비치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4명의 일상과 관점을 무령왕릉 발굴의 의미에 덧대어 보았어요. 


주혜림 전시를 통해 ‘삶 이후의 지속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무령왕릉 발굴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도해치가 새로운 창작물로 이야기를 덧대어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콜렉티브 도해치 팀. (왼쪽 위부터 차례로 유재희 AR 크리에이터, 주혜림 디자이너, 도연희 기획자, 장비치 프리블릭 아티스트) / 출처- 인스타그램 @yeonydo


각자 소개와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도연희 저는 문화예술 기획자 도연희라고 합니다.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다양한 문화기획을 이어오고 있는 슬리퍼스써밋의 기획자이며 이번 전시를 포함한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프로젝트의 총괄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장비치 저는 프리블릭 아티스트 장비치입니다. '프리블릭'이란 제가 만든 개념으로 개인의 서사(private)에서 공공의 잔재(public)를 발견하고, 모두가 고유한 모습으로 상생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예술실험을 의미합니다. 베를린-서울을 잇는 온라인 플랫폼과 성수동, 공주, 양평 한남동에서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예술의 순기능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탐구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에서 무령왕의 업적과 무령왕릉 발굴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아트 워크숍 형태로 풀어내고 프로젝트의 여정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제게 남긴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유재희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접할 수 있는 AR 콘텐츠(증강현실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주혜림 저는 디자이너로 참여했습니다. 네 명의 크리에이터가 만나 무령왕릉이라는 주제 아래 각자의 시선으로 발견한 점, 또 우리가 해석한 이야기를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했어요. 


무령왕릉 이전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프로젝트 작업물 캡쳐 (출처-인스타그램 @collective.dohachi )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도연희 선조들이 남긴 유물과 전통 중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고유하고 뛰어난 가치를 자랑하는 ‘우리의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이 그러한 유물들과 마주하였을 때, 그 안에 내포된 역사적 정보들까지 한눈에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역사’를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라 느끼는 것 같고요.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은 우리의 유물과 전통이 담고 있는 사실, 꼭 알아야 할 가치, 나아가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대중들이 더욱 흥미를 느끼고 들여다볼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예술로 돕는 방법을 고민하며 시작되었습니다.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 준비 과정 (도해치 팀 제공)

이 프로젝트에서 여러분들의 '시작'이 궁금해요.


도연희 코로나19 확산으로 정확한 정보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감각적으로 재생산 및 해석되었을 때 더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재생산한 작품과 자료들이 더욱더 빠르고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그렇다면 왜곡 없는 역사적 사실을 찾아서 문화 예술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 식으로 재생산한다면 역사와 전통(과거)을 현대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때 주혜림 디자이너가 생각났어요. 그녀가 이전에 작업했던 광복절 관련 디자인 북이 떠올랐기 때문이죠.

주혜림 디자이너의 '광복' 디자인 프로젝트 (출처-@joo_oxox)

주혜림 유학시절 잠깐 알게된 지인 도연희 기획자에게 갑자기 인스타그램 디엠이 왔습니다. 역사 관련한 내용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인데  같이 참여할 수 있냐고요. '과거는 현재를 보여주고 그 현재는 미래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은 제 ‘광복' 디자인 프로젝트를 보고 본인의 프로젝트와 연결점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처음 만나 9개의 대표적인 유물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발견(과거) 덧댐(현재) 이음(미래)에 적합한 디자인과 작은 프로젝트들을 실험해 왔습니다. 무령왕릉 이전에는 고려청자, 신라 귀걸이를 선택했는데, 전시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비치 도연희 기획자가 주혜림 디자이너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꾸려가고 있다고 소개했고, '무령왕릉'이라는 주제를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유재희 우연히 도해치들의 작업 모습을 보고 제가 AR콘텐츠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전시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도연희 제 제안에 너무나도 흔쾌히 손을 잡아주고, 제가 많이 부족한 지점도 있었을텐데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준 팀원들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입니다. 


프로젝트 시작과 현재, 달라진 점이 있나요?


도연희 초기엔 정말 아이디어만으로 시작 했는데 차근차근 메세지를 전달하는 매체들을 확장해나가고 있어요. 첫 번째로 선정한 유물 고려청자의 경우, ‘비색’에 초점을 둔 주혜림 디자이너의 해석이 돋보이는 시각적 결과물을 제작하였고, 그 과정을 브런치에 남기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 유물로 선정한 보문동 합장분 굵은 고리 금귀걸이는  ‘신라인들의 세공기술’에 중심을 두어 현대에 금속공예를 하시는 분들의 작업과 선조들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담은 룩북을 제작하였죠.  

 '젊은 세대의 전통문화와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과 실천' 주제 발표하는 모습. (왼쪽부터) 도연희 기획자, 주혜림 디자이너 (출처-도연희 기획자 브런치)

주혜림 원래 9개 유물에 대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전시를 하려고 했어요. 저와 도연희 기획자 둘 다 본업이 따로 있었고 이건 프로젝트 성으로 소소하게 진행하고 있었습니다만. 도연희 기획자가 프로젝트 스케일을 키우고 그걸 실천하는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웃음) 도연희 기획자의 추진력과 저의 무조건 OK로 이번 무령왕릉 작업은 전시하기로 기획을 했고, 장비치 아티스트와 유재희 크리에이터가 합류하면서 AR, 유튜브 채널 개설, 공주시 등 다양한 곳과의 협업으로 지금의 스케일이 나왔습니다. 단순 페이퍼 작업의 결과물이 됐을 프로젝트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커졌죠.


도연희 그렇게 꾸준히 이런저런 활동들을 이어가다 보니 컨퍼런스에서 저희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계기도 생겼어요. 특히 무령왕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설치, 사진, 디자인, 사운드, 아트워크숍이 합쳐진 전시로 확장까지 가능했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콜렉티브 도해치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생겨나고 있더라고요.


저희 [나만의한국사편지]는 텍스트로 시작해 역사를 전달하고 있어서 여러분의 접근 방식이 흥미로웠어요. 고려청자는 인포그래픽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글을 보았는데요. 이번 전시 주제인 ‘무령왕릉’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나요? 각자 전공 분야가 다른 만큼 꽂힌 부분도 달랐을 것 같아요.


장비치 무령왕릉의 다양한 교류의 흔적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도가와 유가의 융합, 왜와 남조와의 교류, 권위와 사회적 위치에 관한 상징물들로 드러나는 백제의 문화, 모든 것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유물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모든 교류에 백제가 중심에 있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무조건적인 수용, 사대, 혹은 배척이 없이 자주적으로 좋고 싫음을 거른 흔적들이 있어요. 가령, 연꽃 벽돌의 꽃 이파리 상세 묘사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남조와 왜의 미감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백제만의 수려함이 있습니다. 꽃 이파리의 끝을 뾰족하게 말아 넣은 세부 묘사를 보면 뽐내고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한 것처럼 보였거든요. 자신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이타적인 일일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런 제게 백제의 외교활동이나 문화 활동의 흔적은 어떤 위로와 응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무령왕릉 속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백제다운, 고집의 장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연희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무령왕릉’을 세 번째 소개할 유물로 고르게 됐던 가장 큰 이유는 무령왕릉의 ‘발굴’ 그 자체입니다. ‘한 번도 도굴되지 않은, 심지어 그 능의 주인까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무덤이 발굴되었다.’라는 사실은 발굴 당시 수많은 고고학자와 관련 전문가들을 설레게 하였을 것입니다. 발견됨과 동시에 발굴 과정에 있었던 수많은 이야기, 심지어는 졸속 발굴이라 불리게 된 또 다른 우리의 역사적 덧댐 속의 실수들. 조금 더 신중하게 차근차근 많은 사실을 얻어낼 수 있도록 발굴을 해주었다면 더 확장된 이음이 생길 수 있진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합니다.  그럼에도 그 발굴을 통해 우리는 사료가 부족해 추정만 해왔던 백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고, 그로부터 더 깊이 있는 연구와 해석을 더해가는 긍정적인 움직임들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백제는 현재와 이어질 수 있었고요. 이러한 과거에 대한 발견과 이전 세대들의 덧댐 그리고 현재까지로 이음 또 다른 덧댐의 탄생. 프로젝트의 이름과 의도와 이만큼 딱 맞아떨어지는 유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무령왕릉과 올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혜림 역사의 발견을 통해 새로움 이음(창작물)을 만들어 덧댐(실용적)으로 간다면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 발상에서 ‘디자인, 시각물‘ 만큼 사람들에게 자극적이고 흥미를 갖게 할 수 있는 매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디자이너로서 잘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령왕릉을 주제로 시작하여 각자의 시선으로 발견하고, 또 우리가 새로 해석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무분별한 정보에서 벗어나 직접 공주를 방문하고 서로 찾은 다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계속 발견하고 덧대었습니다. 도해치 그리고 재희 각자 다른 분야의 사람이 만나 하나의 주제에서 뻗어 나간, 새로운 융복합의 결과물이 이번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 영면 지도 그리기 워크숍 현장 (출처-인스타그램 @yeonydo)


무령왕릉과 영면 지도 그리기를 연결한 점이 흥미로웠어요. 처음에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도연희 역사를 체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주혜림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왕의 무덤이 아니라 우리의 무덤, 우리의 지나간 시간을 표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우리는 각자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각자가 가진 물건에서부터 서사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무령왕릉의 도면과 닮은 도면에 자유롭게 표현해 달라는 템플릿 형식의 인쇄물을 제작하였습니다. 그 후, 이를 더 깊이 있게 예술적 해석을 덧대어 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장비치 작가는 저희의 이야기에 바로 ‘영면 지도’리는 단어를 제안해주었어요. 그리고 저희와 함께 몇 달간 저희를 먼저 알아갈 수 있도록 무령왕릉에서 영감을 받은 워크숍을 진행해주었죠. 덕분에 처음 저희가 떠올렸던 형태보다 더욱더 단단한 영면 지도, 전시의 형태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장비치 작가가 진행하는 워크숍에 참여했던 도연희 기획자와 주혜림 디자이너 모습 (도해치 팀 제공)

장비치 지도는 나의 여정을 기념할 수 있고 상대에게 나를 설명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그래서 지도를 많이 좋아합니다무령왕릉 도면은 무령왕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안에 발굴된 유물들의 조합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생각과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무령왕이 어떤 내세관을 가졌는지사회적 위치는 어떠했는지어떤 미감을 즐겼고 무슨 업적을 이루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무령왕릉 도면을 보면서 그날그날 필요한 영감을 생각하며 여행 루트를 잡듯이 유물들을 새롭게 연결 지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영면 지도 만들기는 무령왕의 무덤에서 그의 발자취를 읽고 따라 걸으면서 미래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더 나아가 나를 돌아보는 과정입니다.


무령왕릉에는 정말 다양한 유물들이 있는데요.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유물이 있다면요?

유리동자상.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도연희 음… 조금 이상한 대답일지 모르지만, 그때그때 제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른 유물을 고를 것 같아요. 지금은 왕비의 부적이었다 추정되는 유리 동자상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이 유물은 왕비 또한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에서 고이 지녀왔을 유품이기 때문이에요. 보이는 것, 외부적인 요소들도 너무 중요하지만, 이 전시도 그리고 저도 모두가 자기 자신을 더 탄탄하게 보듬어갈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무령왕 금제 관식. 출처-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주혜림 '무령왕의 왕관' 입니다. 원래는 기록물로만 형태를 묘사해서 학자들이 형태를 유추만 했었는데 무령왕릉이 발견된 이후 그 형태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발견’의 중요성이 정말 가슴으로 와닿았던 유물입니다.

무령왕릉 오수전. 출처-공공누리

장비치 저는 오수전이 기억에 남아요토지신에게 저승길 노잣돈을 지불했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토지신이 지키고 있었던 공간에 세를 살게 된 왕이라니토지신과 만나기 이전의 무령왕토지신과 만남그리고 그 후가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하나의 오브제라고 생각하는데요우리는 이미 갖추어진 세상에 태어나 세상과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어떤 장면들을 만들어내는데 그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유물입니다

무령왕릉. 출처-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유재희 저는 무령왕릉 내부의 벽돌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무령왕릉에는 여러 종류의 벽돌의 모습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덤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었나생각이 들고백제인들 특유의 디테일한 작업이 너무 인상이 남았었어요제 무덤도 그렇게 이쁘게 꾸밀 수 있을지 의문이고요.ㅎ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어떤 뿌듯함, 원동력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같아요. 여러분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도연희 온기. 팀원들, 주변 사람들, 관객들 그리고 과정 중에서 만나는 분들의 따스함이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느꼈는데 제가 사용하는 단어들 속엔 온도가 느껴지는 단어들이 참 많더라고요. 아마 무엇이든 서로서로 데워줄 수 있는 온기가 가장 중요하다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 또한 그런 사람이고 싶고요. 이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다 보면, 특히 여러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면 솔직히 정말 지치는 순간들이 많아요. 홀로 감정의 기복이 감당되지 않을 때도 종종 있고요. 근데 그럴 때마다 그래도 ‘참 좋다.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느낄 때는 누구든 상대가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닿을 때에요. 스스로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 굉장히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 저 혼자 아등바등하다가도 누군가와의 교류를 통해 내가 언제 버거움을 느꼈나 까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이 인터뷰 또한 마찬가지고요. 저희의 활동에 따스한 관심을 갖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든든함을 느꼈거든요. 


유재희 같이 작업하는 도. 해. 치.의 협력이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작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함께 잘 협조해서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가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같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장비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두가지 새로운 예술 언어를 배웠는데요, 첫 번째는 실크스크린이었고 두 번째는 레진아트였습니다. 우리가 역사적 사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재미있는 체험으로 그 의미를 더 깊이 각인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죠. 새로운 예술 언어를 배우는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었던 에너지가 일상에 활기가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지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함께 한다는 것은 내가 믿고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용감하게 선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힘을 주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다시 한번 함께 하는 것의 힘을 체험할 수 있었어요. 그 기분 좋은 푸쉬가 지난한 소통의 어려움을 잊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주혜림 아무래도 우리 팀원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투잡으로 진행하고 부족한 면도 많은데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고 아이디어를 공유해주고 이해해줘서 지금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제 머리채 잡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팀 프로젝트여서 이런저런 일도 있었지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콜렉티브 도해치 팀의 다음 스텝이 궁금해요.


장비치 전시를 갈무리하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워크숍을 하고 싶어요. 아직 공동체 친구들은 모르지만, 저는 혼자 그런 상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워크숍에서 다음 스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요. 


도연희 이번 전시를 무령왕릉과 백제가 있는 곳, 공주에서도 이어가 많은 분과 저희의 여정을 나누고픈 생각입니다. 이미 여러 번 답사를 오가며 공주의 유적지와 마을들에 푹 빠지기도 했기 때문이죠. 이번 전시 여정을 통하여 어떤 생각들이 들었는지 팀원들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후, 다음 목적지와 방향성을 잡아나갈 예정입니다. 


글. 집배원 부 (나만의한국사편지 뉴스레터 편집자)


'EVER AFTER: 무령왕릉' 전시 도록 증정 이벤트


집배원 부의 첫 인터뷰 'K-맛멋 딜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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