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에서 만나요 : 프롤로그
1. [명사] 남의 건물이나 물건 따위를 빌려 쓰고 그 값으로 내는 돈.
2. [명사]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고 남의 물건이나 건물 따위를 빌려 쓰는 일.
전세와 월세, 연세, 사글세 등의 어원이자,
이 나라 모든 이들이 이것을 내기보다는 '받는' 입장이 되고 싶어 하는 마법의 단어, 세.
그런데, 내가 이달부터 그 수많은 세 중에서도 '글세'라는 것을 내게 생겼다.
글과 세가 합체한 단어일 테니, 아마도 글로서 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일 텐데...
근데 왜 나는 돈도 아닌 글로 세를 내게 되었을까.
사정은 이렇다.
브런치와 노들섬에 있는 노들서가가 함께 진행하는 '일상작가'에 선정되어 노들섬에 집필실(이라기 집필석)이 뙇 생겨버린 것이다.
덕분에 감사하게도, 3월 31일까지 노들섬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보증금 없이 세 번의 글세를 치러야 하니, 글로 내는 3개월치 사글세인 셈이다.
그런데 부동산처럼 1000에 50이니 하는 공식이 없는 세이다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오간다.
글세의 분량은 어떻게 해야 하지?
호기롭게 "얼마면 돼?"라고 물었던 원빈처럼 나도 "몇 자면 돼?"라고 호탕하게 물어야 하나.
뭘 쓰지?
쓰기로 한 주제가 있긴 하나, 나는 그 주제(다이어트)에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잘 쓸 수 있을까?
사실 이게 가장 큰 고민이다... 하아.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귀신같이 노들서가에서 메일이 왔다.
아마도 글세 독촉인가 보다.
갑자기 마음의 압박이 느껴진다. 아, 세가 이래서 무서운 것이로구나.
그리고 또 다른 깨달음 하나.
아, 이래서 세상 사람들의 꿈이 건물주였던 것이구나.
조물주 아래에 건물주라는데, 나도 열심히 쓰다보면 언젠가는 글세 건물주 비슷한 것이라도 될 수 있으려나.
추신,
혹시 노들섬에서 저와 마주치게 되면 우리 인사해요!
물론 제가 매일 가 있지는 못할테지만..
또 ‘이상한 대목에서 낯을 가리는’ 제가 인사를 받고 얼어버릴 수도 있지만...
맘 속으로는 우연한 만남을 엄청나게 반가워하고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