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슬리 ep 44 : 내가 사랑한 가수 장국영 (9-2)
레슬리가 발표했던 유일한 리메이크 앨범, Salute.
A면을 한 곡씩 들어보았던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은 B면을 들어본다.
Leslie's Comment :
SENSUALITY & SEXUALITY!
> 오리지널 버전 : 임억련의 '滴汗' (1988) / Robbie Dupree의 'Are you ready for love' (1981)
> 레슬리 : Salute 버전
개인적으로 레슬리의 가장 섹시한 노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하는 곡이다. 들을 때마다 어쩐지 코피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내친 김에 언젠가 레슬리의 '쌍코피 유발 플레이리스트'를 따로 소개해볼까 싶기도 하다.
이 곡의 원곡은 임억련의 <滴汗>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곡은 '리메이크의 리메이크'이다. Robbie Dupree의 <Are you ready for love>를 임억련이 리메이크했고, 이것을 다시 레슬리가 부른 것이다.
'땀을 흘린다'는 제목처럼, 멜로디 뒤로 흐르는 레슬리의 나른한 한숨소리처럼, 그리고 그가 직접 남긴 메시지처럼 감수성과 섹시함이 흐르는 곡인데.. 특이하게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원곡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곡이기도 하다. 기대를 잔뜩 하고 들었던 임억련 버전이 생각보다 덜 섹시해서 의외였는데, 심지어 로비 듀프리 버전은 심지어 둠칫두둠칫 춤이라도 추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덕분에 기대는 깨졌지만, 원곡을 끈적한 감성으로 재해석해낸 임억련 버전 편곡자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래서 덕분에 이렇게 레슬리가 이렇게 섹시한 곡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겠냐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이 되려나.
Leslie's Comment :
我喜歡“醉生夢死”的電影,亦喜歡同類型的歌曲!
저는 "취생몽사"적인 영화를, 그리고 음악을 좋아해요!
> 오리지널 버전 : 서소봉의 '漫天風雨' (1981)
> 레슬리 : Salute 버전
술에 취한 듯 살다가 꿈꾸듯이 죽는다는 뜻을 가진 '취생몽사'.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의 영화와 음악을 좋아한다는 레슬리.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나 음악에도 이 단어가 떠오르는 작품이 여럿 있다.
그런데 나는 아주 오래 전, <동사서독>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이 앨범의 속지에서 레슬리가 쓴 '취생몽사'라는 표현을 뒤늦게 알아보고 진심으로 놀랐었다. 왜냐하면 '취생몽사'라는 말 자체가 왕가위가 만들어낸 단어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단어가 <동사서독>에서 기억을 지우는 술의 이름으로 쓰였다는 이유만으로 왕가위의 창작물로 오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취생몽사'의 본래 뜻은 목적 없이 그저 흐릿하게 살아가는 것을 나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누군가를 혼내는데 쓰기에는 너무나도 낭만적이고 멋진 표현이 아닌가 싶다. 누가 나에게 '취생몽사'처럼 산다고 말해준다면, 난 왠지 칭찬받은 기분일 것 같으니 말이다.
Leslie's Comment :
特別送給敏怡、敏驄、ANN HUI、發仔、TEDDY
이 곡을 특별히 민이, 민총, Ann Hui(허안화 감독), 팟자이(주윤발), Teddy에게 보냅니다
> 오리지널 버전 : 태적라빈의 '這是愛' (1981)
비애감 넘치는 곡이자, 들을 때마다 서늘한 늦가을이 떠오르는 곡이다.
레슬리는 이 곡을 홍콩의 유명 작곡/작사가 남매인 임민이, 임민총과 허안화 감독, 주윤발에게 바쳤다. 자, 일단 임민이, 임민총 남매가 이 곡을 만든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은 노래의 크레딧만 확인해도 쉽게 짐작이 된다. 그렇다면 허안화 감독과 주윤발은 무슨 인연일까. 다름 아닌 이 곡은 허안화 감독이 1981년에 만든 주윤발 주연의 영화 <호월적고사(胡越的故事/호월의 이야기)>의 주제곡이다.
<호월적고사>는 베트남을 탈출해 미국으로 가려다가 사랑하는 여인(종초홍)을 잃고 그녀의 복수를 펼치는 호월(주윤발)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전체에는 <這是愛>의 선율이 조용히 흐른다. 이 작품은 홍콩느와르의 시작점 중 하나로 회자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베트남 난민의 상황을 빗대어 반환을 앞둔 홍콩을 표현한 수작으로도 유명하다. 태적라빈이 부른 원곡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 주인공들의 사랑을 노래한 곡치고는 다소 담담하다 싶지만, 레슬리가 재해석한 버전은 훨씬 더 무겁고 비통하다.
레슬리가 이 곡을 왜 더욱 더 비통하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면, 위에 링크된 원곡을 감상해보실 것을 추천한다.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충격적이고도 슬픈 결말을 보면 아마 원곡의 담담함도, 레슬리의 재해석도 단박에 이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Leslie's Comment :
每次在有嚴冬的國家看到白雪,便會想起這首歌,盧國沾,謝謝你的詞!
무척 추운 겨울을 가진 나라에 가서 눈을 볼 때마다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노국점, 멋진 가사에 감사합니다!
> 오리지널 버전 : 관정걸의 '雪中情' (1979)
> 레슬리 : Salute 버전
겨울과 레슬리를 함께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곡이다. 국내에 가장 처음으로 소개되었던 레슬리의 앨범 'The Greatest Hits of Leslie Cheung'에도 수록된 곡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가장 먼저 접했던 레슬리의 음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자공부를 공부할 때라서 雪이 눈을 의미한다는 것을 이제 막 배울 당시에 들은 곡이라 그런지, 이 곡은 나에게 눈 그 자체를 의미하는 곡인 것 같기도 하다. 매년 겨울, 하늘에서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면 머릿속에서 '뾰로롱~'하고 시작되는 이 곡의 전주가 자동으로 재생되곤 하니 말이다.
Leslie's Comment :
好一個喜多郎!好一個鄭國江!好一個梅姑姑!
멋진 희다랑(작곡가)! 멋진 정국강(작사가) 멋진 메이구구(매염방)!
> 오리지널 버전 : 매염방의 '似水流年' (1985)
> 레슬리 : Salute 버전
레슬리가 리메이크 앨범에서 매염방을 빼먹을 리 없다.
그런데 이 곡을 듣다보면, 레슬리와 매염방이 함께 이 곡을 불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이 고개를 들곤 한다. 일반적인 남녀 듀엣과는 결이 달랐던 두 사람의 조합은, 노래의 주제가 무엇이든 무척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곤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나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며, 물처럼 흐른 세월을 노래하는 지긋한 나이가 되어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이 곡은 늘, 들을 때마다 참 마음이 아프다.
어느덧 레슬리의 생일이 목전이다. 지난 4월에 기대했던 9월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던 터라 아쉽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시끌시끌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덩달아 마음이 들뜨고 기쁘다.
사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것처럼 설레어하며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다른 팬분들을 보면서, 사실 나도 무언가 이벤트라도 하나 해야하는 것 아닌가 고민을 여러번 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저 늘 그래왔듯 내 식으로, 내가 쓸 수 있는 글로서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생일에는 레슬리의 새로운 앨범이 출시된다. 들어본 적 없는 최초공개 신곡은 아니지만, 15초짜리 미리듣기 파일만 듣고도 마음은 벌써부터 9월 12일로 달음박질 친다.
그의 생일을 이렇게나 설레며 기다릴 수 있다니, 무척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