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아이가 급발진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어제 한참을 울었다. 억누를 수도, 감출 수도 없는 감정이 쏟아졌다. 깊은 밤 모두가 잠든 후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어두운 거실에서 온갖 생각이 밀려왔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내가 뭘 더 내려놓아야 하는 걸까. 이미 충분히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더 버려야 할 것들이 남아있는 걸까.
아이를 키우는 일은 기쁨과 감동만이 아니다. 어떤 날은 사랑으로 가득 차서 가슴이 벅차오르지만, 어떤 날은 한없이 무너지고 상처받는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감정을 모두 받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가끔은 벅차다. 아이의 거친 말과 행동을 그대로 받아내는 일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일이..
어제의 상황이 떠오른다. 아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날카로운 말들을 쏟아냈다. 순간 나는 흔들렸다. 상처받지 않으려 애썼지만, 속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있었다. 어쩌면 말보다 더 큰 침묵으로 아이를 마주했던 걸지도 모른다. 내가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나를 다독이는 것조차 어렵다.
밤새 울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놓아야 할까. 질풍노도 아이를 위해 나는 이미 많은 것들을 내려놓았다. 끝이 없는 인내와 이해를 요구하는 길 위에서, 나는 여전히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니까. 완벽한 부모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 답은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