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나라에서, 이케아 제품으로 내 방 꾸미기

스웨덴 교환학생의 첫 인테리어 시도!

by 뉴비 기획자

전편과 연결됩니다!



스웨덴 첫 이케아 방문의 목적은 오직 전등이었다. 천장 안의 내장되어 있는 전선까지 연결해서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초보의 인테리어 작업치고는 꽤 난이도가 있었다. 이케아에는 수많은 전등이 있다. 탁자등, 식탁등, 거실등, 꾸밈 전구 등등..... 수많은 종류 중에 어떤 제품이 초보가 혼자 설치할 만한 것인지 따져보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유학, 자취생의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적당한 천장 등 같이 생긴 제품을 골랐고, 꼼꼼하게 전선 설치까지 도와줄 어댑터와 전선까지 구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노란등이 아닌 하얀 등을 골라야 했다. 뼛속까지 한국인인 나는 노란 등 아래서 공부하고 밥 먹는 게 너무 불편했다. 노란 주황 등은 어디까지나 취침등이었다. 그래서 구글 번역기와 그림으로 때려 맞춰서 호환되는 하얀 등까지 구입했다.

위 검은색 등을 골랐다.

전등 구입을 생각보다 무난하게 끝낸 나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전등을 종류별로 샀다. 책상 등 두 개, 꾸미는 작은 전등 한 개, 전구 4개. 결코 이번엔 깜깜한 곳에서 먹고 자고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꽤 자신감이 붙은 나는 부엌, 화장실, 거실, 향초, 식물 섹션을 돌아다니면서 완벽한 인테리어를 꿈꾸며 이것저것 많은 제품들을 구입했다.


사실 이케아가 다른 홈 제품 들을 파는 곳들보다 저렴한 이유도 있다. HM 홈과 비롯해 많은 리빙제품들의 매장이 있지만 이케아가 가장 싸다. 한국에서 이케아를 가본 적이 있지만, 저렴하다는 이미지는 받지 못했어서 놀라웠던 점이다. 자취생 필수템은 모두 그날 사모았다. 그릇, 수건, 향초, 수납함, 주방도구, 냄비, 프라이팬 거의 한 살림을 차려도 될 수준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이케아를 적어도 5번 이상 방문했고, 거의 30만 원이 넘는 돈을 썼다. 다른 유학생 친구와 비교하면 정말 물 쓰듯이 돈을 썼다.


하지만 내가 살 공간은 부족한 점 없이 나의 취향에 딱 맞게 구성하자는 생각이 평소에 있었고 그 공간에서 코로나의 여파로 생각한 것보다 일찍 떠나오게 됐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처음에 최악으로 느껴졌던 공간은 내가 스웨덴에서 가장 편안하게 느꼈던 공간으로 바뀌었다.

자신 있게 골랐던 전등과 전선 조립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고, 선이 긴 부엌 식탁용 등이었고 결과적으로 키가 큰 사람은 닿은 정도의 위치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이케아에서 취향대로 고른 소품과 물건들은 내 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결과적으로 이런 공간을 만들어냈다. 인테리어 초보자도 조립할 수 있게 쉽게 가구를 내놓는 것이 이케아의 철학이라고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바 정말 쉽게 어려운 조립도 뚝딱 해낼 수 있도록 설명서가 제작되어 있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천천히 따라 해 보면 멋진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 이케아가 왜 성공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렇게 총 3개의 전등을 설치했고 그들을 중심으로 간결하고 담백한 디자인의 이케아 감성 소품들로 방을 채웠다.


투명 꽃병의 튤립. 벽지와 같은 색의 물병. 귀여운 도트무늬의 이불. 안정감있게 공간을 채우는 차콜 커튼과 의자위 담요. 검정색 전등. 포인트의 골드 책상등과 창문을 꾸미는 작은 등까지. 꾸미고 보니 전혀 다른 소품을 썼지만 한국의 내방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북유럽식 인테리어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특히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케아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몰랐었다. 하지만 본토에서 느껴본 이케아는 사뭇 달랐다. 겨울이 길고 혹독한 스웨덴에서는 실내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특별하다. 대부분의 생활이 이뤄지는 곳이며 차가운 바깥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키며 편안하게 쉬게 해 줄 공간이다. 그런 만큼 삶을 편안하게 해 줄 인테리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싼 가격으로 누구나 조립할 수 있게 다양한 제품과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이케아는 그 어느 브랜드보다 스웨덴적이다. 평등과 약자에 대한 배려가 녹아있는 브랜드이며 윤택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공간적 노력을 하고 있음을 이케아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이케아 덕분에 나는 그 이후로 깜깜한 방에서 후레시 불빛에 의존하는 일은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됐다. 유학 이틀 차에 홀로 버스를 타고 무거운 제품들을 이고 택시를 불러 집으로 가 조립, 설치를 했던 그날 밤은 너무 힘들고 긴 밤이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내 관점을 바꾼 사건이기도 했다. 혼자서도 다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개인의 생활을 중시하는 스웨덴식 문화에 적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공간은 도서관, 영화관, 바(BAR), 식당, 카페 모든 공간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 됐다. 어떤 사람, 이벤트 과도 잘 어울리는 나만의 공간이 되었고 아직까지 이 공간은 나에게서 가장 소중한 공간들 중 하나다. 누구든 쉽게, 이런 공간적 기능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케아의 목표인 것 같다. 지금 당장 스웨덴의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이케아의 쇼룸부터 시작해서 레스토랑까지 이케아 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들만의 담백하고 평등한 문화를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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