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다줄게 - 박진이

2020 시필사. 139일 차

by 마이마르스
2.jpg

바래다줄게 - 박진이


바래다줄게, 꽃 피는 근처까지


막 햇빛이 다녀간 벤치에 앉아

지루한 발밑에서 절걱거리는

돌멩이 소리를 듣곤 했지

문득 새들이 날아들었다 흩어지고


갓 쌓인 눈에 발이 잠기는 순간까지만

바래다줘

말을 걸지 않았다면

이곳까지 올 일도 없었을 거야


어디?

오래된 질문이 마음에 들어


이따금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새들이 꽃나무를 흔들고 지나가는

여기 어디였는데

꽃나무 성긴 가지 틈으로

내 나이가 비치던


바래다줄게, 긴긴 봄

눈가가 붉어지는 그곳까지만


#바래다줄게 #박진이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으로의 초대 - 샤를 보들레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