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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 박남준

2020 시필사. 176일 차

by 마이마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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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 박남준


싸락눈 싸락눈 쌀밥 같은 흰 싸락눈

깊은 그믐밤 화롯불에 둘러앉아

군밤을 까먹던 그 새까맣던 밤


선잠을 깨어 옛날에 젖는다

한세월 새하얗게 잊었던 일들이

오는가 오기는 오는가

밤거미처럼 내려와서 아른댄다

산다는 일이라니

이렇게 살아 있는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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