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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마르스 Jun 18. 2021

지나간 겨울 이야기 - 조현정

2021 시필사. 162일 차

지나간 겨울 이야기 - 조현정


다시 필까

꽃이 피면 좋겠어

다시 꼭


과수원에 든 겨울 속을 서성이던

나도 겨울이었지


겨울 과수원에서 돌아앉은

바람 울타리쯤 사는

늙은 느티나무에게

새 점괘를 들으러 가는 길


조금만 걸어도 금세 죽을 것 같았어


하늘 끝까지 숨이 닿는데

서둘러 바람을 풀어

그가 전갈을 보냈더군


서둘지 말거라

겨울은 하루씩만 견디는 거란다


봄은 늘 거기 있었단다

우리가 가는 거란다 아이야


꽃은

언제나 다시 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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