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가 남긴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
요새 개봉하는 마블 영화를 잘 안 본다. <이터널스>, <샹치> 같은 영화. 엔드게임 이후 마블 영화를 잘 안 찾아본다. 약간 옛날에 내가 알던 히어로에 대한 추억이 없는 느낌? 암튼 굳이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서 안 본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무조건 영화관에서 볼 것이라는 다짐했다. 히어로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가 바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토비 맥과이어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고 자란 나는 한마디로 스파이더맨 덕후이다. 너드미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토비 맥과이어의 오리지널 스파이더맨을 보고 입덕했다. 오리지널 스파이더맨은 어릴 때 느낀 히어로에 대한 동경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준 캐릭터인 것 같다. 그리고 앤드류 가필드의 어매이징 스파이더맨, 일명 어스파도 좋다. 가장 스타일리시한 스파이더맨이고 기존 스파이더맨 캐릭터랑 달리 활기차면서 인싸 스파이더맨인 점이 새롭기도 한다. 특히 엠마 스톤이 연기한 그웬과의 사랑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연애 욕구를 뿜뿜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웬의 추락 장면은 팬으로서 마음이 아프면서 연출이 좋았던 장면이다. 지금의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홈 시리즈는 가장 어리숙한 면을 잘 보여주는 스파이더맨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는 악당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스토리보다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가 된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실수를 많이 하는 캐릭터라서 실수가 트리거가 되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실수 자체가 어이가 없으면서 당연히 문제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리즈 스파이더맨 캐릭터는 정말 고등학생의 어리숙한 면을 가장 잘 보여주면서 스파이더맨의 숙명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려고 그런 설정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지금의 스파이더맨을 가벼운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어릴 때부터 본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이번 편으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끝난다는 말과 각종 커뮤니티에 지금까지의 스파이더맨 주인공들(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이 나온다는 찌라시도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공식 예고편에서도 옛날 시리즈에 나온 악당들이 나와서 나의 스파이더맨 추억들을 꺼내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어 개봉하자마자 거의 바로 본 것 같다. 그런 큰 기대를 갖고 본 스파이더맨. 후기는 좀 이따가 하기로 하자. 먼저 평소처럼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영화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의 쿠키 장면에서부터 이어진다. 미스테리오가 찍은 가짜 비디오를 공개한 데일리 뷰글로 인해 세상 사람들한테 정체를 들킨 피터 파커. 가짜 비디오로 인해 사람들은 미스테리오를 영웅으로 알고 피터는 그런 그를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시민들을 피해 집으로 돌아온 피터와 MJ. 티비에서 자신의 집을 헬기가 찍는 것을 알게 된 메이 숙모와 해피. 곧바로 대미지 컨트롤이 찾아와 피터를 체포해 간다. 곧이어 MJ, 메이 숙모, 네드까지 잡혀온다. 맷 머독(데어데블)의 도움으로 간산히 혐의를 벗지만 여론적으로는 이미 안 좋은 상황이 되었다. 학교에 간 피터는 이미 등굣길부터 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학교 안에서도 사진을 찍는다. 그런 아이들을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MJ와 그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막 분위기가 달콤해질 때 네드가 나타나 MIT에 입학하게 되면 3명이서 살면 좋겠다고 한다. 그렇게 3명은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평화로울 대학생활을 꿈꾼다. 여전히 미스테리오 추종자들이 피터를 괴롭혀 해피는 피터네 가족을 자신의 안전가옥으로 피신시켜준다. 며칠 후 MJ가 일하는 도넛 가게에서 MIT 합격통지서를 열어보는 피터와 MJ, 그리고 네드. 하지만 모두 얼마 전 있던 논란 때문에 합격을 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받게 된다.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MIT를 못 가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픈 피터. 그때 가게 안에 있던 마법사 모양의 할로윈 장신구를 보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떠올린 피터. 곧바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있는 생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생텀에 도착한 피터. 입구에 들어온 순간 옆에서 포탈이 열려 웡이 들어오고 곧이어 계단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내려온다.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이제는 타임 스톤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피터가 자신의 부탁은 잊어달라며 떠나려고 할 때 닥터 스트레인지는 기억 삭제 주문을 떠올리게 된다. 그 말을 들은 웡은 위험한 주문이라며 자기는 이 일에서 빠진다고 하며 다시 포탈로 들어간다. 생텀 지하실로 자리를 옮긴 피터와 닥터.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을 잊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자 피터는 MJ부터 시작해서 네드, 메이 숙모, 해피까지 한명씩 추가하여 그들은 자신을 잊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런 피터의 부탁을 하나씩 들어주려고 할 때마다 마법이 불안해지면서 결국 시공간이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틀어진 시공간을 겨우 봉인시키는 데 성공한다.
닥터는 피터에게 대학교에 설득했지만 안 되면 그만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좋다고 말하자, 피터는 대학교에 이의신청을 해도 되는거냐고 되묻는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런 것도 시도 안 하고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려고 했냐며 피터를 내쫓아낸다. 피터는 MIT OT에 간 플래시에게 전화를 걸어 부총장이 공항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피터. 곧장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간다. 겨우 부총장님 차를 발견하여 부총장에게 인사를 건네는 피터. 그 순간 스파이더 센스가 느껴진 피터. 앞에서 점점 차들이 폭발하면서 날아온다. 바로 스파이더맨 슈트로 변신한 피터. ‘헬로, 피터’라며 등장하는 닥터 옥토퍼스. 피터는 ‘저를 아세요?’라며 되묻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격뿐. 그렇게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다가 스파이더맨이 자신이 알고 있는 피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닥터 옥토퍼스. 당황하고 있는 중에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슈트 나노기술을 흡수한 옥토퍼스의 기계 팔을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기계 팔을 장악한 스파이더맨은 자연스럽게 닥터 옥토퍼스를 제압하고 부총장을 구하게 된다. 구출된 부총장은 피터와 친구들의 입학허가를 다시 고려해본다며 떠난다. 그 순간 다시 스파이더 센스가 발동되고 멀리서 폭탄이 날아온다. 바로 글라이더를 타고 있는 그린 고블린이 나타난 것이다.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스파이더맨. 그린 고블린이 다가오는 순간 스파이더맨과 닥터 옥토퍼스는 생텀의 지하실로 순간이동하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데려온 것이다. 닥터는 피터에게 마법 주문이 잘못되어 평행우주에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 우주로 넘어왔다고 한다. 그들은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야 우주가 멸망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문이 폭주하여 끊임없이 평행우주의 피터 파커를 아는 사람들이 몰려와 우주가 멸망한다고 한다. 그러니 평행우주에서 넘어온 사람들을 잡아서 생텀 지하 감옥에 가두라고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피터의 슈트에 소환 마법을 걸어주어 바로 생텀 지하감옥으로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피터는 혼자서는 힘드니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후 네드와 MJ를 생텀으로 불러 지하 석실에서 작전 회의를 한다.
인터넷에서 송전탑에서 이상한 괴물이 날아다닌다는 정보를 발견하여 그곳으로 출동한 피터. 거기서 일렉트로 만나게 된다. 그를 지하감옥으로 보내려고 마법 거미줄을 던지지만 그를 통과하여 괜한 나무만 지하 감옥으로 보내진다. 그 후 일방적으로 일렉트로한테 당하는 피터. 그 순간 샌드맨이 나타나 피터를 구해준다. 샌드맨은 피터에게 자신을 기억하냐고 묻지만 피터는 당신은 아는 피터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어쨌든 샌드맨의 도움으로 송전탑을 무너트려 일렉트로를 잡은 피터. 일렉트로가 분해되어 사라진 것을 본 샌드맨은 스파이더맨이 위험하다고 느껴 공격을 하지만 먼저 선수를 쳐서 피터가 샌드맨도 지하감옥으로 보낸다. 그리고 오스본은 내면의 그린 고블린과 인격 싸움을 하다가 그린 고블린 가면을 부시고 인간 오스본으로 돌아온다. 그 후 자선단체에 있는 메이 숙모를 만나고 그것을 알게 된 피터는 헐레벌떡 메이 숙모한테 간다. 하지만 거기는 처량하고 늙은 오스본만 있다. 메이 숙모는 ‘누구나 다음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피터를 설득하여 그를 데리고 생텀으로 돌아오는 피터. 그렇게 모든 빌런들을 모은 피터. 어느새 닥터 스트레인지는 오스본까지 감옥에 가둔다. 빌런들끼리 아는 이야기를 하다가 몇 명은 돌아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피터는 그들을 보내려고 하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저지한다. 그들이 죽지 않게 그들을 치료하여 보내자고 한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것은 그들의 운명이라며 보내려고 마법 주문 취소 장치인 큐브를 발동시키려 한다. 그 순간 닥터 스트레인지로부터 큐브를 뺏어오는 피터. 그런 피터를 유체이탈시켜서 제압하려고 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피터는 유체이탈 상태에서도 요리조리 잘 피하고 다시 몸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거울 차원으로 피터를 보내서 제압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하지만 거미줄로 요리조리 잘 피하는 피터. 그런 피터를 잡으려고 포탈을 열어 전철(오리지널 스파이더맨 2의 전철인 것 같다)도 보낸다. 어째 저째 제압을 당하려는 찰나 피터는 거울 세계가 기하학을 원리로 형상된 것을 깨닫고 거미줄을 여기저기 쏴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를 제압하고 큐브를 가지고 거울 차원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빠져나온 피터는 큐브는 MJ에게 주고 슬링 링(닥터가 끼고 있는 링)은 네드한테 준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에 큐브를 작동시켜달라고 한다. 그 후 빌런들을 데리고 자신의 안식처인 해피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피터. 먼저 닥터 옥토퍼스를 치료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잘 흘러가는 줄 알았지만 갑자기 느껴지는 스파이더 센스 빌런들을 싹 쳐다보는 피터. 그 순간 오스본의 모습은 없고 그린 고블린의 얼굴이 보인다. 고블린의 공격에 당하는 피터. 그리고 하나둘씩 빠져나가는 빌런들.
모든 것이 혼돈속에 빠지게 된다.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정말 다 좋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피터는 왜 빌런들을 도우려고 했는가?' 이 질문은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이 났다. 도대체 왜? 왜 그랬을까?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MCU 최고의 빌런 타노스에 의해서 자신의 대부 같은 아이언맨을 잃고도 왜 그랬을까?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미스테리오한테 당해서 정체를 들켜 이번 영화에서 그렇게 곤욕을 치렀는데도 빌런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까? 내가 만약 피터라면 그런 마음이 1도 안 생겼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영화를 곱씹어보면서 '내가 만약 스파이더맨이라면 그런 마음이 조금은 생길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스파이더맨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 이는 벤 삼촌이 남긴 말이면서 스파이더맨한테 인생의 모토와 같은 말이다. 책임감. 히어로로서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좀 더 나아가 빌런들한테 해당되게 된다. 그들은 왜 빌런이 되었을까? 잘 살펴보면 그들도 처음부터 악당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들을 채우려고 노력하다 보니 빌런이 되어버린 것이다. 스파이더맨으로서 피터는 그들도 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영화에서 메이 숙모는 '누구에게나 다음 기회는 있단다'라는 말을 들은 피터라면 더욱 그들을 치료해서 원래 세계로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공감하지 않는 빌런 갱생 프로젝트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피터의 계획대로 되지는 않고 다른 불행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터는 그들을 구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도 미스테리오의 계략에 의해 자신도 마치 빌런이 된 것처럼 그들도 자신의 뜻으로 빌런이 되지 않았고, 메이 숙모의 말처럼 그들도 다음 기회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야기 서사가 그렇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음 기회가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우리들의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한테 더욱 어울리는 것 같다. 빌런한테도 다정한 너란 히어로 정말 좋다.
히어로 중에서 누가 가장 좋냐고 물으면 당연히 스파이더맨을 고를 것 같다. 아마 가장 서민다운 히어로라서 그런 것 같다. 어릴 때 보던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너드의 그 자체였고 나도 그런 너드의 삶을 살았던 것 같아 더욱 이 캐릭터에 애정이 간다. 그렇지만 마음씨는 따듯해서 초월적인 힘을 얻어도 악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돕는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아마 그 따뜻한 마음은 벤 삼촌의 죽음으로 인해 더욱 확고해진 것 같다. 물론 처음에는 벤 삼촌을 죽인 강도를 찾아 죽이려고 했지만 그가 자신이 일부러 놓친 강도라는 것을 알고 혼란을 겪은 후 이후 벤 삼촌이 남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 뉴욕시의 히어로로서 사람들을 구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어떤 인물을 성장시킨다는 것이 난 좋았다.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도 했지만 나도 스파이더맨처럼 더욱 성장할 수 있을까 생각본 적 있던 것 같다. 그게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다. 특히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2에서 전철을 멈추는 장면은 정말 시민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히어로라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스파이더맨에서 유독 시민들을 인질로 삼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스파이더맨은 다 구했다. 친근감 있고 시민들을 구해야겠다는 책임감. 이 2가지가 스파이더맨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하며 가장 좋아하는 특징이다. 어스파(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넘어오면서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너드에서 벗어나 좀 더 인싸적인 느낌이 나면서 전투장면도 더욱 스타일리시해져서 좋았다.
하지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스파이더맨의 장점보다 단점이 너무 크게 작용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원래 스파이더맨의 최대 단점은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불행이 찾아오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같은 경우는 그 단점이 너무 크게 적용하고 있어 고등학생 신분이라서 그런지 더욱 어리숙해 보인다. 그 실수들이 너무 치명적이라서 너무 안타깝다. 그래서 앞서 말한 장점들이 묻히는 경향이 있어 '왜 이렇게 성장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지?'라고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도 너무 뻔한 결말이 보이는 실수를 하게 되는데 '진짜 왜 저럴까?'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실수는 정말 순수한 스파이더맨의 친근감과 책임감으로 인해 생긴 것이었고 그 실수로 인해 가슴 아픈 일을 겪지만 결국 극복해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그 실수에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하면서 더욱 성장하는 스파이더맨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고독한 스파이더맨으로 이 도시를 지켜나가게 된다. 스파이더맨은 모두에게는 친근하고 다정한 이웃 히어로지만 피터는 고독한 존재. 그런 이중적인 상황이 너무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그런 서민적인 히어로 스파이더맨.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나 보다.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거의 20년 동안 스파이더맨을 사랑해온 팬들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더욱이 스파이더맨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명인 책임감을 더욱 심도 있게 전달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구해주는 것이 아닌 구원해주는 것. 나에게 힘이 있다면 과연 그런 선한 영향력을 남에게 줄 수 있을까? (스포 주의) 무엇보다도 멀티 유니버스로 인해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그리고 그동안 나왔던 빌런들이 한 영화에서 나온 것은 정말로 팬들에게 있어서 선물이나 다름없는 캐스팅이었다. 그리고 그동안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들을 오마주 하여 나온 장면들은 스파이더맨 팬들이라면 바로바로 알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앤드류가 MJ를 구한 장면은 정말로 팬들에게도 앤드류에게도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그웬을 향한 거미줄 장면은 정말 많은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스파이더맨 팬이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이지만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스토리라인 때문에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답답한 스토리라인에도 다 큰 뜻이 있다고 생각하며 보면 좋을 것 같다. 보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마지막 장면에 나온 스탠리의 말이었다.
"의무감 때문이든 옳은 일이기 때문이든 다른 이들을 돕는 사람은 의심할 여지없는 진짜 슈퍼히어로다"
이번 영화를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 그 히어로 정신을 쭉 지켜오고 온전히 이해하게 해 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