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마고치 같은 녀석의 정체는 바로 에어팟이라는 것이다.
요즘 인싸들 사이에서 굉장히 핫하다길래 큰 맘 먹고 구매했다. 사실 이어폰 따위에 2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는 게 분하고 눈물이 났지만, 인싸가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중국 직구로 17만원에 구매했다. 출장 가기 전에 오겠지 하고 넉넉하게 2주일 전에 주문했는데 정말 넉넉하게 출장 후에 도착했다. 이렇게까지 넉넉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케이스를 열면 딸깍! 소리가 나며 하얀 콩나물 두 개가 냥이의 간택을 기다리는 집사마냥 조신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콩나물을 슉 하고 빼면 아이폰에 자동 연동이 되어 배터리 표시가 된다. 이거 졸라 신기했다. 그 다음엔 별 거 없다. 그냥 귀에 꽂고 노래 들으면 된다. 혹시 레슬링을 오래 했거나 귀가 정상인들과 약간 다르다면, 구매를 보류할 필요가 있다. 애플이 그렇게까지 배려깊지는 못하다.
침대에 뒹굴거리다가 화장실을 갔는데 갑자기 노래가 끊긴다. 그렇게까지 멀리 블루투스는 안 되나보다. 근데 20만원 가까이 하는데 그것도 안 되나 싶어 화가 치밀어올랐다.
홧김에 에어팟 기능 으로 네이버 검색을 했다.
오, 좋은 기능이 있었다. 노래를 듣다가 에어팟을 두 번 툭툭치면 다음 곡으로 넘어가거나 노래를 멈출 수 있다. 근데 이게 끝인거 같다. 돈 아까워서 시간 날때마다 꽂고 노래를 듣다보니 유스티키오관이 약간 상실된거 같다. 가는 귀가 심상치 않다.
그래도 사람들이 에어팟 괜찮냐고 물어보면 씨익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워준다. 나만 당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