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의지력은 강하나 지속력이 조루 수준이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진득하니 해온 건 농구 - 이것도 습관성 탈골이 오고 못하고 있으니 제외 - 와 춤 -이건 철화라는 불알 친구가 진지하게 '민창아 근데 넌 춤 안 췄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상처받고 안 추고 있다. - 그리고 독서 정도인데, 사람들은 내가 뭔가를 진득하게 하는 성격인 줄 안다.
와인을 배워보겠다고 와인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이 와인은 이런 식감입니다. 어때요? 저 와인은 저런 맛입니다. 풍미가 다르죠?' 라는 질문에 속으로 '아니, 둘 다 존나 쓴데 뭔 풍미고 식감이야. 수박.' 이라고 생각했지만 겉으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러게요. 이건 약간 지중해의 느낌이고 저건 콜롬비아 커피 농장이 생각나네요 ^^' 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2달 정도 하다 때려치웠다. 맥주가 더 맛있다.
작년 겨울에 골프를 해볼거라고 야외연습장에 덜컥 등록했다가 강원도의 한파에 호되게 당한 뒤, 하프스윙에서 때려쳤고, 전여자친구에게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는 마음에 피아노 개인레슨을 받았는데 헤어지며 자연스레 그만두게 됐다.(그래도 피아노 치며 노래는 불러줬었다.)
본인은 이래저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때로는 한 분야에 집중하고 그 분야에 전문가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부러웠다. 본인은 다방면에 존문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본인처럼 지속력이 조루이거나 다방면에 존문가를 자처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성향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좋다.
꿈이 뭐에요? 라고 물었을 때, '아니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하나만 말해야 하나?' 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우리들이 어떻게 정신승리를 해야하는지, 그리고 우리 존문가들이 갖고 있는 참을 수 없는 관심의 가벼움을 어떻게 제어해야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굉장히 마음에 드는 표현이 하나 있는데, 앞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존문가라는 표현보다 '멀티포텐셜라이트'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자.
(많은 관심사와 창의적인 활동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는 사람) 즉, 다능인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뭔갈 경험하고 배우기 전에 좀 더 생각하고 카드를 긁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없던 돈이 생기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