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연애 잘하고 있는 걸까요?’

연애의 본질은 애초에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by 권민창

‘저, 연애 잘하고 있는 걸까요?’

최근에 익명의 어떤 남성분께서 네이버 메일로 자신의 연애에 대한 고충과 여자친구에 대한 불평 불만을 장문으로 털어놓으셨습니다.

데이트하는 스타일도 너무 안 맞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생각의 온도가 달라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자신은 굉장히 자유로운 스타일인데 여자친구는 자신을 너무 구속해서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의 정서는 이런 거겠죠. ‘내가 이렇게 기분이 나쁜 합당한 이유를 나름 객관적인 눈을 가진 제3자에게 확인 받고 싶다.’

메일을 읽고 나서 저는 이 남성분이 ‘객관적’으로 서술했다고 하지만 결국 문제의 화살을 어떻게든 여자친구쪽으로 돌리려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막상 당사자인 여자친구에게는 두려운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는 게 안쓰러웠습니다. 싸우기는 싫고, 이별하긴 두려우니 누군가에게 ‘그러게, 넌 아무 잘못 없어. 여자친구가 극성이네.’라는 판결을 통해, 연애라는 법정에서 최소한의 위안이라는 승소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 남성분은 제가 ‘아무 잘못 없으신데요. 지극히 정상입니다.’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그래 이 정도는 다들 겪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여자친구의 불편한 점을 기쁘게 받아줬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라는 연애 초보 판사의 판결은 일시적인 위안밖에 되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내면에 있던 불편이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올 거예요. 그리고 또 다시 누군가에게 물으며 일시적인 위안을 찾겠죠. 이게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싶을 땐 갑자기 법정을 뛰쳐나가게 됩니다. 네, 굉장히 좋지 않은 결말이 찾아오는 거죠.

저는 참 의문인 게, 연애에 ‘정상’이 어디 있으며, 하물며 그 기준을 왜 제 3자에게서 찾는지 잘 모르겠어요.

서로의 관계의 솔직함보다, 남들이 매겨주는 ‘정상’ ‘비정상’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마음에 안 맞으면 자신이 옳다는 걸 제3자에게 인정 받는 게 먼저가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과 현실적이고 깊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도출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요?

연애의 본질은 애초에 완전한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하는 사람들 모두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누군가의 의견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고, 확실한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예요.

그러니 나와 연인과의 관계가 주변에 어떻게 보일까, 내가 비정상일까 정상일까를 따지는 게 먼저이기보다는 사랑하는 상대를 더 깊게 바라보고,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대화를 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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