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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30. 2022

4개월차 초보 출판사 대표의 일상

나는 작품이 아니라 상품을 추구한다.

출판사를 시작한지 딱 4개월이 됐다.(오늘이 4월 30일이니)

출판사를 하며 있었던 힘든 점과, 성장한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질 점에 대해 편하게 써보는 그런, 나만의 일기장이 됐으면 좋겠다.

요즘은 사실, 나에 대한 글을 잘 쓰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출판사 대표가 하는 일은 각양각색이고, 출판사의 스타일에 따라 완전히 다르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작가 컨택 및 미팅, 그리고 기획과 편집, 디자이너 선정 및 소통, 마케팅 실무를 다 관할한다.

아 맞다... 유튜브도 한다..

(아래는 내가 쓴 카피로 만든 콘텐츠 - 이런 콘텐츠들이 SNS 플랫폼에 올라가고, 구매전환이 이뤄진다. 우리 출판사는 기존의 출판사와는 좀 다른 방식의 마케팅을 채택하는데, 바이럴 위주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실구매자들이 그 콘텐츠를 보고 책을 구매하고 싶게 만든다.)







우리 회사의 팀원은 단 3명(나 포함). 이 3명이서 온라인 마케팅 모든 것을 관장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프라인 마케팅(서점 마케팅)은 외부 실장님의 도움을 받지만, 온라인 판매는 철저히 우리가 컨트롤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판매량으로 증명하고 있다. 모든 책들이 잘 나갔을 때는 다 국내도서에 차트인했다. 사재기 없다. 그냥 100% 순수 마케팅으로 끌어올렸다.)

잘 살아라 그게 최고의 복수다, 부의 메커니즘, 머니 체인저, 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위기주도학습법, 멘탈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Q. 원래 출판계에 오래 계셨어요?

전혀 아니다. 나는 2021년 7월에 T출판사 마케팅 팀원으로 입사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까지 승진했고 그 출판사에서 배웠던 것들을 현재 출판사에도 적용하며 성장하고 있다. T출판사는 지금도 온라인 마케팅으로 굉장히 유명한 출판사고, 내가 그 출판사에 입사해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이 아닌, 새로운 뉴미디어 마케팅을 배웠던 것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실제로 지금도 T출판사 손힘찬 사장님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T 출판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자기확신'이 부족했다. 성공하고 싶고, 성장하고는 싶었지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계속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T 출판사에서 내가 만든 콘텐츠들로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고, 책이 역주행하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기확신이 생겼다. 만약 내가 전통적인 출판사에 들어갔다면 과연 지금 출판사 대표로서 자리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단언컨대 절대 '아니다.'

Q. 어떻게 3명이서 그렇게 많은 걸 할 수 있어요?

내가 누누이 강조하는 게 있다. '연봉 2500만원의 직원 10명을 뽑을 바에, 연봉 7000만원의 직원 1명을 뽑는 게 낫다.'

연봉 2500만원의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다. 그러나 회사를 단순히 주5일 9AM-6PM로 보느냐,

진짜 내가 뼈를 묻고, 최선을 다할 곳으로 여기느냐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나는 함께 하는 팀원들에게 항상 이 부분을 강조한다.

사람을 많이 뽑는다고 여러분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의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라고. 최대한 많은 권한을 가지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할 지를 끊임 없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그만큼 팀원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그들이 성장하고

또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한다.

Q. 어떻게 스펙 없는 출판사 대표가 그렇게 대단한 저자들을 섭외할 수 있었나요?

스펙도 중요하지만, 가슴을 건드리는 글을 썼던게 주효했다. 우선 나는 메일링을 할 때 그 사람의 모든 걸 조사한다. 유튜브 채널을 한다면, 그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를 대부분 본다. 그리고 그 부분을 내가 어떻게 살려서 좋은 책으로 만들 수 있을지 말씀드린다. 단순히 콜드 메일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한다는 걸 예비 저자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 출판사는 2023년까지.. 출간 계획이 빵빵하게 잡혀있다.  만났을 땐 많은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질문을 먼저 드린다. '책을 내고 싶은 이유가 어떻게 되세요?' 라거나, '어떤 책을 쓰고 싶으세요?'라고. 그리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한다. 거짓말은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못 하는 건 못한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잘 하는 건 잘한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리면 된다.

이런 단호함과 솔직함이 오히려 예비 저자분들이 나를 믿고, 계약을 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삶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2010년, 21살 직업군인을 시작했을 때 처음 받았던 월급이 130만원이었고,

2020년, 31살 제대를 할 때 마지막으로 받았던 월급이 270만원이었다. 즉, 10년동안 140만원이 오른 것이다.

1년으로 치면 14만원... 하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안정적이니까. 미래가 보장되어있으니까.

그러나, 2022년 7월 T출판사에서 230만원을 받았고, 8월 외주 포함 400만원 정도를 받았다.

그리고 9월 10월을 거치며 500, 700이 되더니 12월에는 1,000만원을 찍었다. 그리고 현재(2022년 4월 기준)는 월 순수익 최소 2,000만원 이상을 벌고 있다.(이 부분은 https://youtu.be/64fN5nDLAlY 여기서 자세히 볼 수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지금 손에 쥔 것을 포기할 용기를 냈을 때, 비로소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안정적인 직업군인이라는 직장을 포기했다. 제대를 할 때 굉장히 많은 우려 섞인 목소리와 시선을 받았다.

'10년만 더하면 연금 나오는데 조금만 더 참지.'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는 거야?'

그리고 실제로 사서 고생을 했다. 정말 힘든 삶이었고, 반지하에 살면서 돈이 없어 하염없이 누워서 '오늘은 5000원만 써보자.'

라고 생각하며 살기도 했다. 쿠팡, 배민 알바를 하면서 누군가가 날 알아볼까 부끄러워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과거들이 이제는 더 이상 부끄럽지 않다. 지금 모든 것을 잃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나에게는 생겼다.

나는 나의 가장 큰 강점이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 수입이 늘었지만 내 삶에는 큰 변화가 없다. 나는 여전히 2만원짜리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7천원 제육덮밥을 사랑하며, 씽씽이를 타고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독서를 하고 운동을 하고, 저녁에 퇴근해서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글을 쓴다.

이 꾸준한 습관은 내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이라 확신한다. 이 습관은 월 1억을 벌든, 10억을 벌든 꾸준히 유지할 생각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좋은 저자들과, 좋은 책들을 꾸준히 내기 위해 진심을 다할 것이다. 단순히 읽고 '좋았다.'라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고, 가슴 속에서 뭔가가 끓어오르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책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말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많은 출판인들이 책을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기울인다. 맞춤법 틀린 건 없나 계속해서 보고, 가독성은 괜찮은지 본다고 2-3달을 추가로 소비한다. 하지만, 나는 본질은 거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가 좋은 글을 썼다면 그건 설령 문체가 투박하더라도, 맞춤법이 간혹 틀리더라도 독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물론, 이 부분을 최소화시키는게 당연하겠지만.)

그래서 '상품'으로 내가 최대한 빨리 출판을 했을 때, 잘 팔리고 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와닿으면 그때 그 책은 비로소 '작품'이 된다.

작품, 상품, 제품의 기준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마케터들이 이 부분을 반드시 기억했으면 좋겠다. 마케팅을 잘 하는 사람은 툴을 자유자재로 쓰거나, 어려운 마케팅 용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 없이 연구하는 사람이다.)

출판사 이름처럼 앞으로도 탄탄한 '마인드셋'으로 꾸준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려 한다.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Q. 저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다음 일기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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